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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 보석 세계인의 엑세서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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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 보석 세계인의 엑세서리로…"
<인터뷰> 김기문 로만손 대표
  • 최영숙 기자 yschoi@consumernews.co.kr
  • 승인 2006.10.02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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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삼성동의 한 음식점에서 김기문(55.사진) 로만손 사장을 만났다. 홍콩과 개성공단 출장을 연거푸 마치고 돌아온 직후였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그는 약속 장소에 먼저 나와 기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2시간 가량 점심을 같이 하는 동안 그는 창업부터 앞으로의 인생설계까지 많은 얘기들을 털어놨다. 리더로서의 당당함과 자신감, 따뜻한 감성이 엿보였다.

   현재 임직원 300명, 연간 매출액 800억 원의 중견기업이 된 로만손의 김기문 사장 . 그러나 그에게도 좌절은 있었다. 빚보증으로 모든 것을 잃어 절망 하던 순간 지인의 도움으로 조그마한 시계공장을 세우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됐다. 1988년 로만손은 그렇게 시작됐다.

   "로만손이란 회사이름은 내가 직접 만든 것입니다. 시계 종주국 스위스, 그중에서도 시계업체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스위스의 조그만 소도시 이름 '로만손'을 그대로 차용했지요. 스위스 시계와 같은 명품을 만들고 싶은 소망이 담겨있습니다."

   사업 초기 일본 시계회사에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납품했다. 그러나 고유브랜드의 필요성을 절감, 유리의 표면을 깎아 다이아몬드의 이미지를 나타낸 ‘커팅글라스 시계’로 세계 시장에 진출했다. ‘인터넷 시계’ ‘트로피쉬’ 등 히트 상품이 연이어 쏟아지면서 국내 최고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해외에서 더 유명해졌다. 세계 70여개 국에 수출되고 , 러시아에서는 여성들이 가장 받고 싶은 선물 1위로 꼽히고 있다. 2003년 스위스 바젤 시계보석 전시회에 국내브랜드로는 최초로 롤렉스, 오메가 등 세계 유명 브랜드와 함께 명품관에 초청되기도 했다.

   쓴 맛도 봤다. 핸드백 사업에 실패해 수십억 원을 '손절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핸드백 사업 실패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귀한 경험과 교훈을 얻었다. 2003년 시작한 액세서리 사업의 밑거름이 됐던 것이다.

   "주얼리 브랜드 제이 이스티나(J.ESTINA)는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고가예물인 파인주얼리와 저가 액세서리의 틈을 절묘하게 파고든 마케팅이 적중했지요. 몇 년 안에 세계 최고의 보석 티파니와 견주겠습니다."

  실제 이탈리아 공주의 작은 왕관을 모티브로 한 TIARA(티아라)컬렉션, 공주의 애완 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JENA(제나)컬렉션, 공주 그 자체를 모티브로 한 PRINCES(프린세스) 컬렉션은 강남과 명동의 주요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적인 크리스탈 명품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김 사장은 지난 2004년 개성공단에 협동화공장을 건립했다. 로만손이 주축이 돼 시계밴드생산업체, 커팅업체 등 총 9개의 협력업체가 공동 입주해 제품을 원스톱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개성공장이 로만손 총생산량의 60%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그 비중이 85%까지 높아집니다. 로만손의 핵심 생산기지가 되는 셈이죠."

   김 사장은 현재 총 13개 업체가 입주한 개성공단 내 입주기업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개성공단 사업에 남다른 사명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고임금과 고지가, 물류비 상승으로 점차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국내 제조업체들에게 개성공단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대북 사업이라는 특성상 기업의 내부적 요인 이외에 외적 요인의 어려움이 가중돼 입주기업들 사이에선 시범단지가 아니라 시련단지라는 우스갯소리도 했지만 점차 상황이 개선돼 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개성공단기업들을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김 사장이 말하는 비지니스의 성공 비결은 ‘신의와 사람’이다. 직원들이 ‘우리 회사’라는 진정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어야 기업이 성공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그는 말했다.

   "우수한 경영시스템도 사람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우수한 인재가 곧 우수한 기업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경쟁력이죠. 또 인터넷 세상이라고 하지만 사람들을 만나 배우는 것이 더 많아요. 성공과 실패 뒤의 숨겨진 이야기까지 알 수 있게 되거든요."

    이같은 그의 경영철학은 직원 채용 때에도 나타난다. “그 분야에서 최고의 인재를 뽑아라. 그리고 최상의 방법으로 교육하라. 이것이 중소기업의 경쟁력이다"라고 그는 강조한다.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중소기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전체 고용의 약 89%를 담당할 정도로 국가경제의 근간이 되는 중소기업이 환율 하락과 원유 및 원자재의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산업의 뿌리인 제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이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서비스기관으로 변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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