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도 안 오길래 '아주택배'로 전화를 했습니다. 주소변경 신청이 잘못되는 바람에 "반품처리가 됐다"고 늦는 이유를 설명하더군요.
또 "택배비를 고객부담으로 하셔야 된다"고 하네요. 어쨌든 물건은 받아야 하니까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그 날 오후 '아주택배'에서 임 모씨라는 기사와 함께 물건이 왔습니다. 문을 열자 물건을 문턱 앞에 내려놓고 가려고 했습니다. 의자가 든 1m크기의 상자였습니다.
"아니, 물건을 여기두고 가면 어떡해요"라고 하자 기사 왈 "배송규칙이 문턱 밖까지라 문턱을 못 넘깁니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나 참 어이가 없어서, 늦게 온 데다가 택배비까지 물었는데, 이게 무슨 경우입니까?
꾹 참고 "멀리도 아니고 문턱까지만 넣어주세요. 그래야 현관문을 닫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하자 그는 "당해보지 않으셨죠"라며 냉소적인 웃음을 짓고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유유히 내려갔습니다. 마치 '너도 한 번 당해봐라'는 말 같았습니다.
허리치료를 받고있는 나는 결국 아파트 경비아저씨를 불러 물건을 집 안으로 들였습니다.
아무리 각박하고 돈이 최고인 세상이라지만 인정이란 게 있는 세상 아닙니까. 문턱 밖에 떡하니 짐을 던져놓고 가버리는 몰지각한 행동에 정말 세상 살 맛 나지 않네요.
그리고 택배기사의 의무가 뭔가요, 고객집까지 안전하게 물건을 운반하는 일 아닙니까. '아주택배'의 엉뚱한 규칙, 정말이지 말이 안 나옵니다.
그럼 무거운 세탁기도 문 밖에 내다놓고 가겠네요. 살다 살다 내 참 별 꼴을 다 봤습니다.
다음 날 아주택배측은 "당사 차원에서 택배기사에게 제재를 가하겠습니다"라고 하더군요. 뭐, 직접 볼 수 없으니 알 수야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