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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 상장, 유진기업 단물 빨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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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 상장, 유진기업 단물 빨기 논란
  • 심나영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1.03.02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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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 상장이 유진기업 재무개선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오는 6월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하이마트(회장 선종구, 오른쪽)가 지난 18일 한국거래소(KRX)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주권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며, 부채로 허덕이는 모기업 유진기업(회장 유경선, 왼쪽)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이마트 상장으로 거둘 신주발행자금이  얼마나 유진기업에 수혈되고 하이마트의 자체 차입금 상환에 쓰일 것인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는 것.


빚더미에 있는 두 기업 재무상태가 정상화 된다면 장기적 관점에선 투자자들에게  나쁠 게 없지만, 사업 확장과 이익 창출을 위해 쓰여야 할 투자금이 빚갚는데  먼저 쓰이는데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2008년 M&A악몽이 지금까지


현재 상황은  유진기업이 하이마트를 인수했던 지난 2008년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M&A를 통해 몸집불리기에 바빴던 유진기업은 빌린 돈으로 하이마트를 인수했다. 인수금액 1조 9500억원 중 75%가 차입금이었다. SPC(유동화전문회사)를 설립해 인수한 뒤 하이마트에 흡수합병해 차입금을 하이마트에 떠넘겼다.


이 때문에 하이마트의 재무구조는 급속도로 악화됐다.


하이마트의 총차입금은 유진기업에 인수되기 전인 2007년말 3천98억원에서 1년 뒤인 2008년말에는 1조7천565억원으로 6배로 늘어났다. 부채비율은 142.1%에서 364%로 폭등했다. 2009년 말 차입금과 부채비율은 각각 1조4천902억원과 272.2%수준이다.


하이마트는 또 2008년, 2009년 연속 순손실을 냈다. 연간 1천억원 이상의 이자 부담 때문이다.


그러나 연간 약 2천억원의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이익(EBITDA), 2009년 말과 작년 초 채권자들의 출자전환(우선주 발행)으로 2010년말 6월 말 기준 총차입금은 1조 3천750억으로 약간 하향조정 됐다.


취약한 재무구조에도 불구하고, 한신정평가는 전국 281여개 직영매장을 보유한 국내 최대 전자제품  유통기업 브랜드이며 최근 5년간 매출이 연 평균 8.8% 성장하고 있는 점을 평가해 신용등급을 BBB+로 평가했다.


하이마트는 적자 원인의 하나였던 영업권 상각 문제도 지난해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하며 해소했다고 소개했다.


유진기업에 인수될 당시 발생한 1조7천억원의 영업권을 상각하며 매년 800억원 정도 장부상 비용이 발생했지만 K-IFRS도입에 따라 영업권을 실제 손상 부분만 상각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이마트는 2010년 상반기에 43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유진, 하이마트 상장으로 자금 '곶감 빼먹듯'


유진기업은 지난해 K-IFRS를 도입하며 재무구조가 취약했던 하이마트의 지분을 팔아 연결법인에서 제외시켰다.


하이마트 주식을 수차례 매각하며 2009년에는 64.45%에서 2010년 6월말 44%로, 같은 해 말에는 38.73%로 보유주식을 줄여갔다.


K-IFRS는 50%초과 지분을 소유하는 경우나 실질지배력을 갖고 있을 때 연결법인으로 포함한다. 하지만 실질지배력에 대한 판단이 매우 주관적인 탓에 유진기업은 하이마트를 연결법인에서 제외시켜도 문제는 없다.


하이마트를 연결제무제표에서 제외시키자 당연히 유진기업의 재무건전성도 좋게 나타났다. 유진기업의 부채비율은 2009년 12월 425%에서 2010년 6월 233%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유진기업은 여전히 하이마트의 최대주주.


유진기업은 연결법인에서 하이마트를 제외시켜 재무건전성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되, 하이마트가 상장하면 그로인한 자금수혈은 받을 수 있다.


유진기업의 신용등급은 현재 BBB-(부정적) 등급이다.


▶상장해도 배당여력은 제한적 전망


하이마트가 상장 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이더라도 배당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자부담이 여전히 커, 잉여현금 창출규모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줄어든 잉여현금은 우선 차입금 상환에 사용되고, 기존점포 개보수와 신규점포 출점으로 300억원 이상의 자본지출이 예상돼 배당여력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마트 전체 차입금의 73%의 만기가 내년이라 재무유동성도 크게 저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부 보유현금만으로는 2012년과 2013년에 1조 3천억원 이상의 차입금 만기를 사실상 해결하기 어려워 추가적인 외부자금 조달과 만기구조 재조정이 필요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공모가와 공모규모는


지난 2년간 적자였던 탓에 순이익 기준으로 공모가를 산정하기 어렵다. 대안으로 제시되는 기준은 출자전환 시 발행한 우선주 가격(4만7천500원,4만5천원)이다.


증권업계는 업계 1위 프리미엄과 재무적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를 고려하면 공모가는 6만원 선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이마트는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자 자금 회수를 상장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이번 공모는 신주발행과 구주매출을 혼합한 방식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최대주주인 유진기업이 지분율을 33% 초과하는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최대 265만주 신주 발행이 가능하다.


이로인해 하이마트에 유입되는 신규 자금은 공모가 6만원 기준 1천6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우선주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한 출자전환 지분이 모두 구주 매출로 나올 경우 4천500억원 정도여서 총 공모 규모는 7천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적정 공모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공모가가 얼마인지에 따라 투자 가치가 달라진다"며 "상장 심사 중인 지금으로선 5만원 정도를 적정가로 보고 있는데, 이보다 더 오르면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주당순이익(EPS)과 국내 유통업체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고려해 7~8만원선으로 전망한다"며 공모가를 좀 더 높게 잡았다. 
 
하이마트 상장 주관사는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심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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