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에 이어 김포공항 면세점에서도 이부진 사장이 웃었다.
11일 오후 A사업권(화장품 향수), B사업권(주류 담배)으로 나눠 진행된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신라면세점이 알짜배기인 A사업권을 따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저조한 B사업권은 롯데면세점에 돌아갔다.
'신라와 롯데' 재벌가 면세점 전쟁에서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사진 왼쪽)이 롯데 신격호 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사진 오른쪽)의 영토를 연달아 앗아가며 탄탄대로를 걷는 모양새다.
이부진 사장은 작년 말 루이비통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에서도 롯데를 누르고 승리했었다.

▶알짜 사업 가져간 이부진 완승
겉으로는 이번 입찰 결과가 1:1의 무승부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신라의 완승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김포공항의 원래 주인이던 롯데가 B사업권(주류 담배)을 땄지만 면세점의 꽃인 A사업권(화장품 향수)을 신라에 뺏겨 안방을 내준 격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면세점 매출 비중을 살펴봤을 때 화장품 향수 매출이 주류 담배 매출보다 2배 이상 높다"며 "사업장 면적은 각각 423㎡(128평형), 436㎡(132평)으로 비슷하지만 A사업권을 가져간 신라가 이번 싸움에 승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구나 주류 담배의 경우 FTA로 관세율이 떨어지면서 면세품목으로서의 매력이 약해지고 있어 김포공항 롯데면세점 매출은 앞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마진폭이 50%에 달하는 화장품과 향수는 면세점 효자품목으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1,2위 변화 없지만 점유율 격차 좁혀질 것
이번 입찰 이후 가장 주목되는 점은 업계순위 변화 가능성이다.
지난해 AK면세점을 인수한 롯데면세점은 전체 면세점 시장점유율 54.4%를 차지해 절대적인 위상을 확보했다. 27.6%인 2위 신라면세점과의 격차는 두 배 정도였다.
롯데면세점의 작년 연매출은 2조2천억여원. 지난해 신라면세점의 연매출액 1조2천147억보다 1조원 정도 큰 폭으로 앞섰다.
작년 롯데가 김포공항 면세점에서 올린 연매출은 880억원 정도. 업계에서는 올해 이 공항의 면세점 면적이 400㎡에서 859㎡로 두 배 넘게 확장되고 일본.중국 노선도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연매출이 1천억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체 면세점 시장에서 김포공항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신라면세점이 알짜사업을 가져간다고 해도 1,2위 순위엔 지각변동이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김포공항 면세점 매출 증가로 전체적인 점유율면에선 롯데면세점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라면세점은 오는 5월부터 김포공항 면세점 영업 개시할 예정이며, 2016년 5월까지 5년간 운영하게 된다.
한편 오늘 입찰에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외에도 SK 산하 워커힐호텔 등 3개업체가 참여했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심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