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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 괴로워-자동차] "나도 차 부수겠다" 늘어나는 강성 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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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 괴로워-자동차] "나도 차 부수겠다" 늘어나는 강성 민원
  • 특별취재팀 khk@csnews.co.kr
  • 승인 2016.08.19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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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창간 10주년을 맞아 소비자와 기업 간 신뢰회복을 위한 [소비자와 기업, 아름다운 동반자] 캠페인에 나섰다. 소비자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점을 짚어주고 일선에서 기업이 겪는 고충,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변화해야 할 규정과 제도 등을 살펴 소비자와 기업의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키 위한 방안이다. 

이번 캠페인은 소비자 민원이 집중되는 식품/유통, 통신, 자동차, 전자 등 주요 소비 제품을 대상으로 ① 소비자가 뿔났다 ② 기업도 괴로워 ③ 당국은 팔짱만 끼고 있나 ④ 앞서가는 기업들, 4개의 주제로 나눠 진행된다. [편집자 주]

다소 폭력적인 방식으로 강도높은 항의를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자동차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제조사 매장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의 형태로 의사표현을 했다면 최근에는 차량을 부수는 등의 형태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광주의 벤츠 매장 앞에서 시가 2억 900만 원의 벤츠 차량이 골프채에 맞아 부서졌다. 주행 중 3차례나 시동이 꺼져 안전사고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서도 신차로 교환 또는 환불을 거부하는 제조사에 대한 경고를 보낸 것.

이 차량은 엔진 전자제어장치(ECU) 프로그램 결함으로 약 555대가 리콜됐다. 달리다가 속도를 줄이면 순간적으로 연료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골프채로 벤츠 파손' 동영상으로 일파만파 퍼져나갔고, 차량을 교환 또는 환불하겠다는 고객들의 문의도 빗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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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채에 부셔서 벤츠 차량.
벤츠 차량의 경우 분명한 차량 하자임에도 불구하고 제조사 측의 미온적인 대응에 참다 못한 운전자의 결단이었다. 다행히 그를 통해 500여 대의 차량들도 시동꺼짐이라는 안전사고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형태의 민원제기 방식이 지나치게 개인적인 요구사항의 해결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기업들의 고충거리로 떠올랐다. 벤츠 역시 리콜이 진행되자 해당차종이 아닌데도 "나도 불을 지르겠다"며 항의한 소비자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녹슨 신차에 대한 교체 및 평생 보증을 거부당한 운전자는 자신의 차량 유리를 깨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 이밖에도 엔진이 갑자기 멈췄다며 목숨값으로 수억 원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거나 뒷좌석 바닥매트 무상교체 요구를 제조사가 받아들이지 않자 "본사까지 차를 몰고와서 태워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사례도 있었다고.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고가 상품이다보니 교환 및 환불이 쉽게 이뤄지기 어렵고, 그로 인해 갈등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보상 규정의 강제성 부족으로 소비자의 요구사항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다.

이 때문에 차량을 부수는 등의 과격한 퍼포먼스를 벌이는  강성 소비자가 늘게 되고 언론이나 여론은 핫한 이슈에 시선을 모은다. 브랜드 이미지 추락 등에 대한 부담으로 상황 무마가 다급한 기업들은 적극적인 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한계에 도달해 있다.

이로 인해 자동차 제조사들은 좋은 말로해서는 꿈쩍도 않는다는 불신이 더욱 팽배해지게 되고 결국 강성 소비자를 양성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는 걸 알지만 달리 방법이 없는 셈이다.

한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과격한 행동으로 자칫 사회적 이슈로까지 번지게 되면 자동차사가 입는 타격이 워낙 커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너무 과도한 민원도 많아 곤혹스러울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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