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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 CEO와 이사회의장 분리선임 비중 27% 5년새 두 배...삼성·SK 50%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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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 CEO와 이사회의장 분리선임 비중 27% 5년새 두 배...삼성·SK 50% 이상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1.06.24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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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 상장사 중 대표이사(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 기업 비중이 27%로 집계됐다. 5년 전과(14%)보다 비중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치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기업 가운데 CEO와 의장을 분리한 기업 비중은 50% 이상이다.

삼성과 SK그룹은 CEO와 의장 분리 비중이 50% 이상이다. CEO와 의장을 분리 선임한 10대 그룹 계열사는 삼성과 SK 소속이 74%로 대부분이다. 두 그룹은 5년 전과 비교해 분리 선임된 계열사 비중이 3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현대자동차, 롯데,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등 10대 그룹 중 절반은 상장사 CEO가 모두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그룹 상장사 101곳의 지난 3월말 기준 CEO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 선임된 곳은 27곳으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15년 말과 비교하면 12곳에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CEO와 의장이 분리 선임된 상장사 비중도 13.6%에서 26.7%로 높아졌다.

현재 CEO와 의장이 분리된 상장사는 SK그룹이 12곳으로 가장 많다. 삼성이 8곳, LG가 5곳 등이다. GS와 포스코는 각각 1곳씩이다.

2015년에는 SK 5곳, LG 4곳, 삼성 2곳, 포스코 1곳 등이었다.

CEO와 의장이 분리 선임된 상장사 비중은 SK가 63.2%로 가장 높고 삼성은 50%다. 이어 LG 38.5%, 포스코·GS 각 16.7% 등이다.

5년 전에 비해 삼성과 SK의 분리 선임 계열사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삼성은 2016년 들어 본격적으로 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 선임하기 시작했다. SK는 2017년 그룹 SK경영관리체계(SKMS)에 ‘이사회 중심 경영’ 문구를 명시했고, 2019년 초 최태원 회장이 지주사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면서 분리 선임 계열사가 본격 늘었다.

투명경영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정부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압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대기업 그룹들의 분리 선임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미국 S&P 500 기업은 53%가 CEO와 의장이 분리 선임돼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기업 지배구조 원칙에는 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야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 제고,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강화가 목적이다.

10대 그룹 중에서 분리 선임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과 SK에 치중돼 있다. CEO와 의장이 분리 선임된 10대 그룹 계열사 중 74%가 삼성, SK 소속이다.

실제 현대자동차, 롯데,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등 10대 그룹의 절반은 CEO와 의장을 분리 선임한 상장사가 한 곳도 없다. 이들은 2015년에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분리 선임한 상장사가 없다.

CEO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된 상장사가 없는 한 그룹사 관계자는 “원활한 이사회 진행과 의사결정 과정의 효율성을 고려해 회사 업무와 현안 전반을 파악하고 있는 CEO를 의장으로 선임하고 있다”며 “CEO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식견과 사업에 대한 전문성이 이사회 의장에 적합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의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

2015년에는 CEO와 의장이 분리 선임된 12곳 중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는 곳은 4곳에 그쳤다.

하지만 현재는 분리 선임된 27곳 중 사내이사가 9곳, 사외이사가 18곳에서 의장을 맡고 있어 양상이 달라졌다.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적극 선임한 곳 역시 삼성과 SK그룹이다.

삼성은 삼성전자(대표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삼성물산(대표 고정석·오세철·한승환), 삼성전기(대표 경계현), 삼성증권(대표 장석훈), 삼성카드(대표 김대환) 등 5곳 SK는 SK(주)(대표 장동현),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 SK텔레콤(대표 박정호), SK하이닉스(대표 이석희), SK디스커버리(대표 최창원), SK머티리얼즈(대표 이용욱) 등 8곳이 5년 새 사내이사가 맡고 있던 의장을 사외이사가 담당하게 했다.

이사회 중심의 ESG 강화 차원에서 사외이사로의 의장 선임이 늘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LG는 사내이사가 의장을 맡으면서 CEO와 분리된 경우가 많다. 현재 권영수 부회장이 LG전자(대표 권봉석·배두용)와 LG화학(대표 신학철), LG디스플레이(대표 정호영), LG유플러스(대표 황현식) 등 4개 상장사의 이사회 의장이다.

포스코(대표 최정우)와 GS리테일(대표 허연수)도 각각 그룹 상장사 중에서 유일하게 CEO와 의장을 분리하고 있다. 양사 모두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고 있다.

반면 LG상사(대표 윤춘성)와 LG하우시스(대표 강계웅)는 2015년에는 분리 선임돼 있었으나 현재는 CEO가 의장을 겸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0대 그룹 상장사 중 분리 선임됐던 곳이 CEO 겸직 양상으로 바뀐 곳은 두 곳이 전부다.

10대 그룹 상장사 중 금융사는 8곳인데 삼성생명(대표 전영묵)·삼성증권(대표 장석훈)·삼성카드(대표 김대환)·삼성화재(대표 최영무) 등 삼성 그룹사를 제외한 현대차증권(대표 최병철), 한화생명(대표 여승주)·한화손보(대표 강성수)·한화투자(대표 권희백) 등은 CEO가 의장을 맡고 있다.

호텔신라, 현대차, (주)LG, (주)GS, 삼양통상 등은 이부진 사장,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 허태수 회장, 허남각 회장 등 오너가 CEO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 중이다.

한국기업기배구조원 관계자는 “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는 기업은 ESG 평가에서 분리하고 있는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에 분포해 있다”며 “최근 몇 년 사이 재계에서 분리 움직임이 뚜렷하고,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하고 있는 곳의 ESG 평가 등급이 높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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