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계 카드사 7곳 가운데 현대카드를 제외한 6개사의 단기차입금이 1년새 크게 증가했고, 특히 롯데카드와 우리카드는 500% 이상 늘어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업 7개 카드사의 단기차입금 잔액은 6조38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3조7651억 원 대비 7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기차입금은 금융기관 등 외부로부터 빌린,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을 의미한다.
특히 KB국민카드의 단기차입금이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2조700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카드가 지난 2021년 3분기 3500억 원에서 223% 증가한 1조1320억 원을 기록했다.
신한카드가 같은 기간 48% 증가한 1조1103억 원, 롯데카드가 550% 늘어난 1조400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하나카드도 540% 늘어난 32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현대카드는 지난 2021년 3분기 1조200억 원에서 4100억 원으로 60% 줄어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 삼성카드의 경우 단기차입을 취급하지 않다가 지난해 3분기 3000억 원으로 비중을 늘렸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차입 구조를 장기화할 수 있는 회사채, 장기 CP 등을 선호한다. 단기차입의 경우 상환 압박 등 유동성 관리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카드업계가 단기차입금 규모를 늘린 이유는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여전채 금리가 6%대까지 치솟는 등 채권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이에 고육지책으로 장기물 대신 단기차입금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
현재 금융당국의 채안펀드 투입 효과로 여전채 금리가 4%대로 내려앉는 등 금리가 안정되고 있으나 고금리 후유증은 올해 더 가시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카드사들이 1년 안에 갚아야 할 차입금만 지난해 3분기 기준 10조379억 원에 달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여전채 금리가 치솟는 등 조달 여건이 녹록치 않아 자금 조달을 다각화하는 과정에서 장단기 CP, 해외 ABS를 비롯해 단기차입금 규모도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조달 구조 등 유동성 지표를 면밀히 모니터링 하면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