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반도체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실적 반등을 꾀하고 기업공개(IPO)를 위한 기틀 마련에 나선 것이다.
SK에코플랜트 장동현 부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재무안정성 확보‧변동성 최소화 및 리스크 관리를 통해 대외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건전한 재무구조를 완성하고 안정적인 사업구조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말부터 대대적인 조직개편 및 자회사 편입 등을 추진했다. 우선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테크 사업 부문을 신설했다. 하이테크 사업부는 반도체 플랜트‧EPC(설계‧조달‧시공)는 물론 기반 시설 확충, 환경 서비스, 리사이클링 등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더불어 SK에코플랜트는 하이테크 부문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SK에어플러스‧에센코어도 품에 안았다.
SK에어플러스는 반도체 생산에 활용되는 산업용 가스 공급업체다. 에센코어는 반도체 모듈기업으로 디램(DRAM) 메모리 모듈,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SD카드, USB 등 메모리 제품 판매를 주업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부 신설과 자회사 편입을 통해 반도체 설비구축, 반도체 제조 소재, 가스공급, 메모리 재활용 등 차별화된 반도체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또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사업에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에너지 사업 조직을 별도로 독립시켰으며 건축‧토목‧플랜트 조직은 하나로 통합했다.
이러한 변화를 꾀하는 것은 SK에코플랜트의 경쟁력을 키우고 미래 생존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오는 2026년 IPO 염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SK건설’에서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이후 약 4년간 환경‧에너지 기업들을 차례대로 인수하면서 몸집을 불려왔다. 그 결과 지난 2021년부터 매출이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4년간 매출을 보면 △2021년 6조2204억 원 △2022년 7조5508억 원 △2023년 8조9250억 원 등으로 매년 증가하다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한풀 꺾였다.
지난해 SK에코플랜트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3716억 원, 영업이익 1153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61%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부채 총계는 9.8% 증가한 11조1126억 원을 기록했다. 부채증가는 SK에코플랜트가 기업 인수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한 탓이다. 이로인해 현재 SK에코플랜트 부채비율은 251%로 대형건설사 중 가장 높다.
문제는 야심차게 친환경‧에너지 기업들을 인수했지만 수익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SK에코플랜트의 매출 구조를 보면 크게 △환경 △에너지 △솔루션 등 세 가지 부문으로 나뉜다.
하지만 총매출에서 환경 부문과 에너지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18%(1조1831억 원), 16%(1조148억 원)에 불과하다. 더욱이 에너지 부문 매출은 3분기 기준 지난해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솔루션 부문이 총매출에 65%(4조1737억 원)를 책임지고 있다. 투자한 비용과 시간대비 수익성인 크지 않은 셈이다.
IPO를 계획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저하와 부채 증가는 SK에코플랜트에게는 뼈아픈 실책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고부가가치 산업인 반도체로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이를 만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 측은 “환경사업은 미래를 위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발전시키고 에너지사업은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인 AI 데이터센터 사업모델을 통해 신뢰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