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시중은행뿐 아니라 수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금리를 올렸던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도 금리를 내리는 추세라 향후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2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기본금리 기준 국내 은행 정기예금 상품 중에서 연 4%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하나도 없다. 지난해는 우대금리를 포함하면 5개의 상품이 연 4% 이상 제공했는데 올해는 우대금리를 포함해도 ‘제로’다.

범위를 넓혀 연 3% 이상 기본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10개에 불과했다.
대형 시중은행으로 한정하면 농협은행 'NH올원e예금'·NH왈츠회전예금 II’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 등 3개 상품만이 연 3.00% 이상 기본금리를 제공 중이다.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의 베이비 컷(0.25%포인트 인하) 이후 지속 하락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일 기준 은행채(무보증, AAA등급) 금리는 2.834%를 기록해 두 달 전보다 0.395%포인트 하락했다.
기준금리 인하기에 예금 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조달비용이 늘어나 은행 손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 대출총량제한 규제로 영업에도 제한이 걸렸다. 올해 들어서도 금리 인하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수협은행의 ‘Hey정기예금’이나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은 한달전만 해도 연 3.42%를 제공했다.
원금비보장상품이지만 IBK기업은행의 중소기업금융채권도 연 최고 3.05%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낮다 보니 정기예금 금리도 높이기가 어렵고 올해는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기예금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대기성 자금인 수시입출금 잔액은 증가하고 정기예금은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예금은행 수신잔액은 전월 대비 16조5000억 원 증가한 2434조5000억 원이다. 이중 수시입출금 잔액은 23조 원 늘어난 대신 정기예금은 21조 원 순감소했다.
은행권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수신금리 내리기에 나서면서 고객들이 다른 선택지를 찾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로 동결하기로 했지만 현 상황이 경기 하강 국면이기 때문에 금리 인하 기조는 지속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