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홈플러스·네파·영화엔지니어링 등 MBK 인수 기업 경영 줄줄이 곤두박질
상태바
홈플러스·네파·영화엔지니어링 등 MBK 인수 기업 경영 줄줄이 곤두박질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5.03.07 1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홈플러스가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며 자금 유동성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과거 MBK파트너스의 투자 실패 사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의 경우 기업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투자나 사회적 책무보다는 투자금 회수를 위한 핵심 자산 매각, 고배당 등을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만큼 관련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MBK가 지난 2015년 7조 원 대 인수한 홈플러스는 이후 재매각이 계속 미뤄지고 재무 부담이 커지면서 대표적인 인수 실패 사례로 꼽힌다.

특히 홈플러스는 최근 줄줄이 신용등급이 하락하며 위기에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신용평가사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홈플러스가 발행한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강등했다.

이후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자 한기평과 한신평은 신용등급을 A3-에서 디폴트 단계인 ‘D’로 일제히 추가 하향조정했다.

업계에서는 MBK 주도의 잇따른 자산 처분이 홈플러스의 경쟁력 약화를 촉발했다고 보는 시각이 나온다.

M&A 과정에서 블라인드 펀드로 2조2000억 원을 투입하고 나머지 5조 원을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때 발생한 차입금 상환을 위해 그동안 홈플러스가 보유한 점포 등 부동산을 순차적으로 유동화했다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1408.6%에 이르기도 했다. 총차입금은 5조4620억 원으로 차입금의존도 역시 60.3%에 달했다.

MBK가 인수 자금의 상당수를 대출받아 기업을 인수한 뒤 차입을 상환하는 과정 등에서 기업의 경쟁력이 훼손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네파는 한 해 1000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는 우량 아웃도어 브랜드였지만 MBK 인수 후 실적 악화에 빠졌다.

네파는 2023년 105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MBK 인수 시점인 2013년만 해도 순이익이 1052억 원이었다.

업계에서는 MBK가 네파를 인수했을 당시 아웃도어 시장 침체가 시작되는 시기여서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MBK는 2013년 당시 지분 94.2%를 9970억 원에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5000억 원 가량은 특수목적법인(SPC)의 금융 채무로 조달했는데, 이후 SPC와 네파가 합병하며 네파가 인수 금융 채무 원리금을 부담하게 됐다. MBK 인수 이후 이자 비용을 부담도 네파의 몫이 됐다.

실제 네파가 2023년까지 부담한 이자 비용만 2708억 원에 달한다. 2013년 34%에 그치던 부채비율도 2023년 231%로 크게 악화됐다.

MBK는 네파의 실적 악화에도 지속 배당을 받았다. MBK는 인수 직후인 2013년 8월부터 배당을 시작해 2013~2021년까지 총 833억 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MBK는 네파 실적이 좋지 못했던 2017~2021년에도 보유 우선주에 대해 주당 평균 4만7000원 수준의 배당을 총 204억 원 집행하기도 했다. 액면가 500원의 9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영화엔지니어링도 빼놓을 수 없다. MBK가 2009년 1000억 원을 들여 인수한 영화엔지니어링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국내 강구조물 시공능력 평가 6년 연속 1위였다.

하지만 무리한 해외수주에 따른 운전자금 소진, 원청기업의 플랜트사업 수익성 저하에 따른 유동성 악화로 경영난에 직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국 2016년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MBK는 2017년 회사 지분을 496억 원에 연합자산관리(유암코)로 매각하며 손실을 봤다.

재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태는 MBK 등 사모펀드의 기업경영 부작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재계에서는 홈플러스, 네파 보다 기업 규모가 훨씬 큰 고려아연 적대적M&A에 나선 MBK를 두고 역량 부족을 지적하는 시선도 나온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