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는 레저용 차량(RV) 차종 및 친환경차 라인업의 판매 호조가 매출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판매 법인의 순이익은 지난해 미국 현지 차량 보조금 확대 등의 원인으로 감소했다.
2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해외 판매대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재작년 첫 해외 판매법인 매출 100조를 돌파한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117조641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08조6774억 원) 대비 8.2% 증가했다.

현대차의 경우 해외 판매법인 9곳 중 독일과 체코를 제외하곤 모두 매출이 증가했다. 독일 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한 16조2886억 원을 기록했다. 체코 법인은 11조568억 원으로 0.8% 감소했다.
캐나다 법인이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30.9% 증가한 6조3754억 원이다. 코나 EV, 투싼 HEV 등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판매의 지속적인 증가가 매출 성장에 영향을 미친 결과다. 특히 전기차 판매의 지속적 성장이 매출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인 차량은 아이오닉5, 코나 일렉트릭이다.
미국(조지아), 미국(앨라배마), 튀르키예 법인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는 지난해 12월 전기 SUV 아이오닉5를 1006대 판매했다. 이를 시작으로 올해 1월 1623대, 2월 4073대 판매하며 매출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기아는 해외 판매법인 5곳 중 미국 조지아 공장(KaGA)과 인도법인을 제외하곤 모두 증가세다. 인도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12.5% 감소한 5조1429억 원을 기록했다. 미국 조지아 공장의 매출은 15조822억 원으로 4% 줄었다.
미국(KUS), 멕시코는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멕시코 법인의 경우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23.5% 증가한 7조8371억 원이다. 생산 차종은 리오(국내명 프라이드), K3, K4, 투싼 등이다. 멕시코 공장은 지난해 누적 판매대수가 27만4490대로 전년 대비 8.9% 늘었다. 멕시코 판매법인은 지난해 현지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이 200만대를 돌파하면서 판매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의 순이익 성적표는 썩 좋지 못하다.

현대차 해외 판매법인 9곳의 지난해 순이익은 3조9682억 원으로 24.4% 감소했다. 미국 법인(HMA)과 체코 법인(HMMC), 인도네시아 법인(HMMI)이 각각 44.4%, 28.3%, 18.7% 감소했다. 미국 법인은 순이익 1조5459억 원, 체코 법인 5702억 원, 인도네시아 법인 664억 원을 기록했다.
미국 법인의 순이익은 미국 현지 차량 보조금이 지난해 확대된 탓에 감소했다. 체코와 인도네시아 법인의 순이익 감소는 보조금 등의 인센티브 및 각 국가별 내외부 상황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다.
미국과 체코, 인도네시아 법인을 제외한 6곳은 일제히 순이익이 증가했다. 미국(HMMA)과 캐나다, 브라질 법인은 순이익 증가율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순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법인은 브라질로 55.3% 증가한 809억 원을 기록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순이익 증가율도 각각 33.2%, 39.5%로 높다.
기아 해외 판매법인 5곳의 지난해 순이익은 3조4310억 원으로 45% 감소했다. 슬로바키아 법인을 제외한 미국 2곳과 멕시코, 인도 법인은 모두 두 자릿수 감소했다.
기아의 유럽 생산 거점인 슬로바키아 법인은 82.7% 증가한 1조68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지난해 순이익 2조 원이 넘은 해외 판매 법인은 없었다. 재작년 기준 현대차는 미국 1곳, 기아는 미국 2곳이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지난해 법인 기준 현대차 기아 판매대수가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했으며, RV 차종 및 친환경차 라인업의 판매 호조가 매출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다만 순이익의 경우 미국 현지의 차량 보조금이 2024년 확대된 것이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법인의 순이익 감소 원인은 보조금 등의 인센티브 및 각 국가별 내외부 상황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양성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