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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홈플러스 사태에 농축산 업계도 피해...‘금융파트너’ NH투자 눈총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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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홈플러스 사태에 농축산 업계도 피해...‘금융파트너’ NH투자 눈총 받아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5.04.02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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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홈플러스가 기습적인 기업회생절차에 나서면서 납품업체와 입점업체, 금융권과 채권투자자, 리츠투자자 등 피해자들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홈플러스 근로자 등 곳곳에서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 대금 정산이 지연되면서 농축산업인 단체로 피해가 확대되자 농가와 조합들은 정부에 피해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22개 농축산단체로 구성된 한국농축산연합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홈플러스 사태로 인한 피해가 더 확산하지 않도록 농축산업계 피해 현황을 조사하고, 피해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줄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가공 조합·업체의 경우 홈플러스로부터 40억~100억 원의 납품 대금을 정산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국농축산연합회는 “홈플러스의 대금 정산이 계속 지연되면서 일선 농협, 영농조합, 유가공조합 등 신식품인 농축산물을 유통해야 하는 농축산업계는 큰 충격에 빠져있다”며 “향후 사태 장기화 시 농축산 업계의 피해를 예측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2000억 원에 육박하는 농협경제지주 도매부의 홈플러스 납품 차질도 우려했다.

이에 따라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를 향한 질타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 3월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는 김광일MBK 부회장과 증인 출석을 거부한 김병주 MBK 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됐다.

농가들이 피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MBK는 홈플러스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차입매수 방식을 적대적 M&A를 추진하고 있는 고려아연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9월 NH투자증권은 MBK와 영풍의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주관사를 맡으며 차입금 약 1조1100억 원을 제공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적대적 M&A에 자금을 지원하는 NH투자증권을 두고 일찌감치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박희승·정진욱 의원은 지난해 9월 ‘MBK의 고려아연 인수합병(M&A)시도를 규탄한다’라는 주제로 한 기자회견에서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사모펀드의 공격에 농민들의 자금을 기반으로 한 NH투자증권이 주요 자금원으로 특히 단기성 투기자금으로 등장했다는 데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한다는 존립 목적을 가진 농협과 NH투자증권이 투기 자본과 결탁해 대한민국 근로자의 일자리를 줄이고, 향토 기업을 죽이고, 이차전지 등 미래 산업의 발목을 잡는 일에 협력한다는 사실은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NH투자증권 측은 “회사는 단지 공개매수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으로 사안의 성격 등에 관해서는 중립적”이라며 “차입금은 브릿지론으로 부동산 PF, 주식 공개매수 등에서 차후 상황 변화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활용되는 것으로 이는 금융업계에서 아주 일반적인 차입 형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홈플러스 사태로 MBK가 사실상 농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상황까지 도래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일각에서는 MBK로 농축산업인이 고통을 받는 상황에서 ‘농업인을 위한, 지역 농축협과 함께하는’이라는 기치를 내건 농협의 NH투자증권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MBK파트너스의 차입매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과 업계에선 또 다른 차입매수에 나선 MBK에 의해 고려아연이 제2의 홈플러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이 제공한 조 단위 브릿지론에 더해 MBK가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까지 인수하면 차입금은 수조 원대로 늘어나고 자금 부담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MBK가 홈플러스에 적용한 방식으로 투자금 회수에 나설 경우 핵심 사업 분할과 자산 매각으로 기업 경쟁력이 악화할 가능성이 커 제2의 홈플러스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려아연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핵심 광물을 사실상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국가기간산업체다.

한편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MBK의 차입매수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감이 매우 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3~14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가 차입매수 방식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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