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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차가 현대ㆍ기아차를 압박하고 있다.
압박의 무기는 바로 ‘변속기’다. GM대우차는 국내 완성차업체로는 처음으로 지난 13일 6단 변속기를 자체 개발ㆍ양산한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도 미국 독일 일본 등에 이어 4번째 성과다.
GM대우차는 자체 개발해 양산하는 6단 변속기를 향후 나오는 신차에 값싸게 장착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자동차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는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현재 현대ㆍ기아차가 고급 차종에 적용하고 있는 6단 변속기는 전량 해외에서 수입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ㆍ기아차는 4~5단 변속기만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해외에서 수입한 변속기를 장착할 경우 당연히 차 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뛰어난 성능의 고급 차종에 4~5단 변속기를 장착할 수도 없다.
무엇보다 현대ㆍ기아차는 GM대우차가 소형ㆍ준중형은 물론 대형차에도 자체 6단 변속기를 장착하는 것에 내심 고심하고 있다.
GM대우차의 경쟁 차종인 ‘아반떼’는 물론, ‘쏘나타’ 등 현대차의 주력 차종이 GM대우차에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부드럽게 가속되고 연비도 좋은 6단 변속기가 장착된 소형ㆍ준중형 등의 차량이라면 현대ㆍ기아를 제치고 GM대우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현재 현대차의 주력 차종인 ‘아반떼’ ‘쏘나타’ 등은 4~5단 변속기를 장착하고 있다.
현대차가 최근 내놓은 ‘제네시스’에는 6단 변속기가 장착돼 있지만 이는 수입품이다. 기아차의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하비’에도 6단 변속기가 들어가 있지만 이 역시 독일에서 수입한 제품이다.
그러나 GM대우차는 상황이 다르다. 6단 변속기를 보령 공장에서 직접 양산해 장착하기 때문에 차 값을 크게 올리지 않고도 뛰어난 성능의 변속기를 장착할 수 있다.
향후 새롭게 업그레이드되는 SUV인 ‘윈스톰’도 마찬가지고, ‘스테이츠맨’ 후속으로 나올 ‘L4X’에도 6단 변속기가 장착될 예정이다.
GM대우차는 이미 신형 ‘토스카 프리미엄 6’에 6단 변속기를 장착했다. 6단 변속기를 장착한 ‘토스카’는 현대차의 ‘쏘나타’(4단), ‘그랜저TG’(5단)보다 연료효율이나 가속감ㆍ안정감 등에서 뛰어나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중형차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GM대우차 관계자는 “어떤 차종을 콕 찍어서 이기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국내 자동차시장의 최강자인 현대ㆍ기아차가 1차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GM대우차는 현대차 ‘아반떼’(4단)의 시장 점유율을 따라잡기 위해 차세대 ‘라세티’ 모델에도 6단 변속기를 장착할 계획이다.
4~5단에 비해 6단 변속기를 장착할 경우 연비 및 가속 성능이 우수해지며, 안정적 변속이 가능해 주행 정숙성 등이 좋아진다.
한편 현대ㆍ기아차는 6단 이상의 변속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언제쯤 양산이 시작될지는 미지수다.
일본 자스코 사나 도요타의 자회사 격인 아이신, 독일의 ZF 사 등은 현대ㆍ기아차가 6단 변속기를 시장에 내놓으면 특허와 관련된 부분을 꼼꼼히 따져보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조문술ㆍ허연회 기자(okidoki@heraldm.com)
이제 보이지도 않는구나..
멀어져만 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