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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똑딱이’로 불리는 컴팩트 디지털카메라와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의 ‘이종교배’ 열풍이 거세다. 각각 중저가와 프리미엄 카메라의 대명사인 이들이 서로 장점을 차용, 경계가 허물어진 카메라를 속속 선보이고 있는 것. DSLR카메라는 사용자층이 넓히기 위해 ‘똑딱이’의 대중적인 요소를 받아들이는 반면 ‘똑딱이’는 DSLR 카메라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급사양을 잇따라 탑재하고 있다.
곧 국내에 선보일 시그마 카메라의 ‘DP-1’. 컴팩트 디카 최초로 DSLR카메라의 시모스 이미지센서를 내장했다. DSLR 카메라의 화질은 컴팩트디카에서 그대로 살려낸 것. 기존 디카에 사용되던 이미지센서보다 약 15배 가량 큰 이미지센서를 써, 같은 화소 디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가격은 80만원대. 하이엔드 디카 사용자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포켓용 DSLR’로 불리며 벌써부터 화제다.
캐논의 하이엔드디카 ‘G9’도 DSLR카메라가 연상되는 외관과 기능을 지녔다. 검은색 바디에 렌즈와 플래시를 DSLR카메라처럼 돌출시켰다. 또 렌즈는 손으로 조절할 수 있게 했다.
반면 DSLR카메라에서는 컴팩트 디카의 편의성을 속속 채택하고 있다. 올봄에 나올 보급형 DSLR카메라인 캐논의 ‘EOS 450D’와 니콘의 ‘D60’에서는 컴팩트 디카에서도 함께 쓸 수 있는 SD카드를 탑재했다. 이는 디카와 DSLR카메라의 호환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디카 사용자들이 별도로 메모리카드는 사야하는 번거로움을 줄여 거부감없이 DSLR카메라로 갈아탈 수 있게 하자는 의도다.
또 캐논의 ‘40D’ 올림푸스의 ‘E-3’, 소니의 ‘알파 350’ 등 대부분 DSLR 신제품도 디카처럼 라이브뷰를 탑재, LCD화면을 보면서 바로 촬영할 수 있게 했다. 그동안 DSLR카메라는 뷰파인더로만 피사체를 볼 수 있어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용자들도 있었다.
이같은 이종교배현상은 서로의 강점을 받아들여 사용자 저변을 넓히기 위한 것. 캐논 관계자는 “DSLR은 컴팩트디카의 대표적인 편의성을 수용, 초보사용자들에게 거리감을 줄여 구매력있는 새로운 소비자층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컴팩트디카는 약점으로 꼽힌 기능을 보강해 정체된 시장에 활로를 뚫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선영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