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시즌 2경기 연속골을 뿜어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이하 웨스트브롬)의 김두현(26)이 정규리그 맹활약을 예고했다.

   김두현은 3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노샘프턴 식스필즈 구장에서 펼쳐진 노샘프턴타운과 프리시즌 평가전에서 프리킥 결승골을 터뜨려 1-0 승리를 이끈 뒤 "그동안 팀에 승리가 없었는데 이겨서 기쁘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가 시작되면 정작 그때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4부리그 팀인 슈루즈베리 타운과 평가전에서 골을 넣었던 김두현은 프리시즌 2경기 연속 골 맛을 봤고, 이에 힘입어 웨스트브롬은 프리시즌 6번째 평가전 만에 첫 승리를 거뒀다.

   김두현은 "감독님이 내가 가진 능력을 어느 정도 파악했을 것"이라며 "경기라는 게 지다가도 중거리포나 프리킥을 넣어서 이길 수 있다. 가진 능력이 많다는 것은 나에게 비전이 있다는 것이다. 오늘 골은 팀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개인적으로 영국생활을 하는데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뛴 김두현은 "밑에 처져서 연결을 많이 하고 볼을 전방으로 깊숙이 찔러주라는 주문을 받았다. 찬스가 거의 없는 자리인데 프리킥 상황에서 골이 터졌다"라고 했다.

   김두현은 프리시즌 평가전에서 4경기 연속으로 뛰었다. "전 경기에서 뛴 선수들은 거의 안 뛰었는데 나는 왜 엔트리에 넣었는지 모르겠다"며 "아마 감독님이 계속 적응을 시키는 것 같다. 익숙해지라는 주문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전이나 비주전이나 함께 호흡을 맞춰놓는 게 좋은 것 같다. 주전이 다치면 비주전과 함께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전 선수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 만큼 경기마다 내 능력을 최대한 보여주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두현은 프리미어리그 선수 가운데 역할모델로 삼는 선수를 묻자 주저하지 않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폴 스콜스를 꼽았다.

   김두현은 "나와 비슷한 스타일인 것 같다. 스페인의 사비 헤르난데스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도 나와 비슷한 축구를 구사하지만 내가 영국에 있기 때문에 스콜스의 경기를 많이 봐야 한다. 나도 키가 작지만 어느 리그에 가도 살아남는 법은 있다. 키가 크다고 유리한 것은 아니다. 이들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연구하면서 뛰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시즌 실질적인 목표에 대해 "한국인 선수로는 골을 가장 많이 넣고 싶다. 그러다 보면 가치가 올라가겠고 러브콜도 올 것이다. 영국에서는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이다. 멀리까지 왔는데 짧은 기간 내에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두현의 활약에 대해 마크 비너스 웨스트브롬 수석코치는 "영국축구에 잘 적응하고 있다. 잘해줘서 모두 기뻐하고 있다"며 "그가 가진 재능을 계속 보여주면 1군에서 뛸 것이다. 별 문제가 없으면 감독이 기용할 것"이라고 했다.

   비너스 코치는 또 "김두현이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상당히 좋은 것을 안다. 이날 경기에서는 더 많은 볼 점유를 원했기 때문에 그를 수비 쪽으로 깊이 집어넣었다. 포지션에 잘 맞았던 것 같고 다른 포지션에도 활용될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