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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 열면 여자들 '홀딱'"..'9단'카사노바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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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 열면 여자들 '홀딱'"..'9단'카사노바 덜미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01.08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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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에서 50대에 이르기까지 생활고에 시달리는 여성들에게 접근해 교묘한 언변으로 농락하고 금품까지 빼앗은 50대 `카사노바'가 경찰에 구속됐다.

   8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윤모(55.무직) 씨는 작년 11월17일 송파역에서 몸이 불편해 보이는 송모(52.일용직) 씨에게 "잠깐만요. 저 모르시겠어요"라며 접근했다.


지체장애 3급인 송씨는 윤씨가 초면 사이인 것 같았지만, 전에 일하던 집의 주인인 것 같기도 했고 또 워낙 친근하게 다가오는 바람에 그만 마음을 열어놓고 연락처를 줬다.

   윤씨는 다음날 송씨를 불러내 밥을 사주면서 난데없이 "사는게 어려운 것 같은데 내가 도와주겠다. 나랑 같이 살자"는 말을 꺼냈다.

   매너도 좋고 언변도 좋은 윤씨의 제안에 한편으로 당황하면서도 내심 기분이 나쁘지 않았던 송씨는 "왜 자기같은 사람을 좋아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윤씨는 진지한 표정으로 "결혼에 실패해 10년간 큰 고통을 겪어왔다"는 등 구구절절한 사연들을 들려주며 "당신은 바람 같은 것은 피지 않을 것 같다"는 말로 환심을 샀다.

   자신이 아주 큰 부자는 아니지만 2층짜리 건물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윤씨의 화려한 `말발'에 매료당한 송씨는 식사에 이어 술까지 나눠마신 뒤 함께 하룻밤을 보냈다. "팔아서 커플링을 만들자"는 말에 금반지와 금목걸이까지 내주고 말았다.

   다음날 윤씨는 장물업자를 찾아 현금 180만원을 챙겼다.

   윤씨는 열흘전인 7일에도 송파구의 한 찜질방에서 김모(26.여) 씨에게 구면 사이인 것처럼 가장해 접근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직장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던 김씨는 친근하게 다가오는 윤씨에게 금새 호감을 갖게 됐다.

   윤씨는 김씨를 식당, 노래방, 술집 등으로 데리고 다니며 `유대관계'를 강화한 뒤 "임대업을 하는데 가게 하나 내주겠다"며 여관으로 유인, 추행하고 현금 35만원까지 빌려갔다.

   이런 수법으로 윤씨는 지난 연말 두달간 여성 10명을 농락하는 등 2007년부터 최근까지 13명의 부녀자를 상대로 강제추행, 사기, 절도 등을 저질렀다.

   특히 피해자들은 송씨와 김씨처럼 지체장애인, 구직자,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갓 입국한 중국동포, 과부 등 대부분 20∼50대 사이의 어려운 처지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이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경찰조사에서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하도 화술이 좋아 나중에는 믿지 않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윤씨가 키도 별로 크지 않고 잘생긴 얼굴도 아니지만 인상이 친근하게 느껴지고 옷차림도 깔끔해 여성들이 쉽게 빠져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씨는 10년 전 아내와 별거한 뒤 변변한 직장도 없이 찜질방, 고시원 등을 전전하며 생활해왔다는게 경찰의 설명이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돈을 빼앗은 것이 아니라 잠시 빌린 것이다. 또 좋아서 만난 건데 뭐가 잘못이냐"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윤씨가 빼앗은 금품액은 500만원 가량 되지만 피해자들이 사회적 약자였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며 "범행수법으로 볼 때 피해자가 훨씬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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