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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 번호 알려 줄께~'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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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 번호 알려 줄께~'쉿'"
'사기판'경품행사..주최측 '꿀꺽',민원 입막음 사용
  • 백진주 기자 k87622@csnews.co.kr
  • 승인 2009.02.23 0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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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백진주 기자] 제품 판매 촉진과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시행되는 경품이벤트 행사의 조작 사실이 하나둘 밝혀져 소비자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사실상 그동안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여러 이벤트 조작에 대한 크고 작은 의혹들이 제기돼 왔지만 확인이 어려워  그야말로 '설'에 머물러 왔다.그러나 최근 여러 경로로 조작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것.

조작은 ▲주최측 관계자들이 경품의 일부를 차지하는 경우가 가장 대표적. 다음은▲당첨 제품의 일부를 이용해 판촉활동을 벌이거나  ▲익명의 소비자들에게 동등하게 돌아가야할 경품(사은품)을 민원성 고객에 대한 보상에 이용하는 사례도 있었다.

업체 뿐 아니라 ▲응모자가 경품을 노리고 편법으로 경품을 가로채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이벤트를 업체가 직접 진행하지 않고  대행사에 맡기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생겼을 경우 책임소재가 명확하지 않은 것 또한 문제. 수백만원대의 고가경품들을 노리고 프로그램 등을 조작하는 전문가(?)들의 활동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대안마련도 시급하다.

▶ “쉿! 당첨번호 알려줄게~”

지난 2월 초 소비자 공 모(여)씨는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으로 “미스터피자가 식자재관리에 의문점을 제시하는 소비자를 ‘이벤트 당첨 조작’으로 입막음 하려 했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공 씨는 한 인터넷 블로그에서 미스터피자의 스파게티에서 발견된 끔찍한 이물질 관련 사진과 글을 보고 업체 브랜드 블로그에 식자재 관리에 대한 문의 글을 보냈다.

블로그 관리자로부터 ‘구입한 식자재 중 일부에 문제가 있어 거래업체에 주의 및 경고 조치했다’는 사과의 글을 받았다. ‘이물질의 정확한 성분과 식자재의 안정성 여부’에 대한 내용이 없어 실망한 가운데 이어진 글은 공 씨를 더욱 기막히게 했다.

“감사의 뜻으로 현재 진행 중인 이벤트에 당첨기회를 주겠다”며 2000명을 대상으로 뮤지컬 등 문화행사 관람기회를 주는 이벤트 응모방법을 설명했다. 이어 특정 응모번호를 알려 주며 응모 후 공 씨의 아이디를 담당자에게 알려주면 당첨자 명단에 넣어 준다는 것.

공 씨가 “이렇게 이벤트를 조작하는 것은 문제 아니냐? 나 때문에 그럼 또 다른 소비자가 피해자가 되어야 하지 않냐”고 묻자 “그렇지 않다. 2001명을 추첨할 생각이다”라는 어이없는 답이 돌아왔다.

공 씨는 “이물질이 이어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할 소비자 대상 이벤트마저 이렇게 조작되고 있다니... 업체에 대한 실망만 남았다”며 제안을 거절했다.

이에 대해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브랜드 블로그를 운영하는 제휴업체에서 좋은 정보를 주신 것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문화서비스 혜택을 드리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벤트의 공정성에 대해 묻자 “내부적으로 대상인원을 늘리면 된다고 가볍게 생각 한 것 일뿐 조작의 의도는 없었다”고 답했다.


 이벤트 홍보위해 ‘당첨소주’ 별도제작?

국내 대표적인 소주회사 진로와 롯데주류(전 두산주류)는 지난해 말부터 각각 30억원과 10억원의 현금 경품을 내건 이벤트를 펼쳤다. 최근 ‘당첨소주’를 별도 제작, 유통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최고 500만원부터 1만원까지의 당첨 여부가 소주 병뚜껑에 기재되어 소비자중 누구라도 행운을 거머쥘 수 있는 것처럼 대대적인 광고를 해온 것과는 달리 당첨소주를 따로 제작해 영업사원이나 판매도우미들이 음식점 등에서 판촉용으로 사용해 온 사실이 발각 난 것.

진로의 경우 기존 당첨 물량과 별도로 당첨 소주 2100병을 제작했으며, 두산도 3400여병을 제작해 자사 제품의 판촉활동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로와 두산의 관계자들은 모두 입을 모아 “판촉용이 아닌 경품행사 자체를 설명하기 위한 홍보용”이라며 해명했지만 업체를 믿고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배신감을 달래지는 못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한 소비자는 “제품 홍보를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다시 이벤트 홍보를 위한 홍보물을 별도 제작했다니 참 허울 좋은 변명”이라며 혀를 찼다.(사진출처-머니투데이 방송캡처)

응모도 않고 당첨자 명단에 ‘불쑥’?

지난 2월 11일 오픈마켓 옥션은 유아복 상품평 쓰기 경품 이벤트에서 당첨자를 조작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을 일으켰다.

지난해 12월16일부터 지난달 19일까지 노트북PC 등을 경품으로 내걸고 진행된 이벤트에서  30여 명의 당첨자를 발표했지만 한 네티즌의 추적결과 당첨자 아이디의 상당수가 이벤트에 응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조작사실이 알려졌다.

옥션은 뒤늦게 게시판을 통해 사과 글을 게재하고 ‘유아복 업체가 단독으로 진행한 이벤트’라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의 돌아선 마음을 되돌리긴 쉽지 않아 보인다.

경품을 위해 응모자들의 편법도 크게 늘어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진행한 '우량고객을 찾아라' 이벤트에서 프로그램 조작을 통한 당첨자 발생을  미리 차단하지 못해 구설수에 올랐다.

'우량고객을 찾아라'는 SKT에 가입된 우량고객들이 휴대전화로 초대 문자메시지를 전송해 많은 응답을 확보한 고객 순으로 경품이 지급되는 이벤트. 주로 지인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송출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한 행사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휴대전화 번호 자동생성 프로그램 등을 동원하는 등의 편법적인 방법을 사용한 응모자가 1, 2위 당첨자로 뽑힌 것. 결국 정당한 방법으로 성실하게 이벤트에 응모한 고객들은 바보가 된 셈이다.

이에 대해 SKT 관계자는 "프로그램이 작동되고 있는 것을 중간에 발견해 차단 조치를 했지만 이미 상당수의 고객을 확보한 뒤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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