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9일 오후 상자 하나가 배달됐다.상자속엔 '빨대'로 가득했다.그것도 형형색색의 '빨대'였다.
검찰과 언론에 경고의미로 경북의 한 시민이 보낸 것이었다.
빨대란 일반 취재원보다 특별히 더 가까운 취재원을 가리키는 기자들의 은어로, 조직 내 핵심 내부정보를 기자들에게 흘려주는 사람을 뜻한다.
기자들과 일부 공보라인에서나 통용되는 이 단어를 일반 국민이 알고 심지어 대검 중수부에 실제 '빨대' 한 상자를 배달시키는 해프닝은 흔치 않다.
그는 실제로 홍 기획관이 기자들에게 보여준 빨대와 같은 크기와 모양의 사진을 박스에 넣는 사진과 함께 "빨대 색출하느라 맘고생이 심할 홍만표 검사한테 소박한 선물 하나 보냈습니다"며 "이 '나쁜 빨대들'의 총 가격은 400원입니다"라고 비꼬았다.
그는 이어 "빨대 보낸 X 색출 한답시고 괜한 고생 또 할까싶어 그냥 실명으로 보냈습니다"고 덧붙였다.
'빨대'가 이처럼 일반인들에게 까지 회자된데는 지난달 22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에게 2006년 회갑 선물로 억대 명품 시계를 건넸다'는 모 언론의 보도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지난달 23일 브리핑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도덕성을 공격하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는 보도가 나간 데 대해 `형편없는 빨대'를 찾아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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