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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마케팅은 소비자 잡는 투망~쪽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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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마케팅은 소비자 잡는 투망~쪽박"
  • 유성용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08.26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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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 유성용 기자] "전세금 빼서 투자했는 데 '쪽박' 찾습니다" "비싼 가격의 제품이 어찌나 허접한 지 말이 안 나옵니다" "월 500만원 수익이 가능하다는 데, 이론상 불가능 합니다" 

유통비용을 줄여 소비자에게 이익을 돌려준다는 '네트워크마케팅'이란 이름으로 회원을 모집한 뒤 거머리같이 회원들의 돈과 시간을 빨아먹고 있는 다단계 업체 D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원성의 목소리다.

싸이월드에 개설된 '안티D사' 피해자 모임 운영자는 "진정한 의미의 '네트워크마케팅'은 사업을 위한 자금투자가 없으며, 단지 시간과 노력에 의한 투자만이 있을 뿐"이라며 문제가 되고 있는 다단계업체들의 운영방식과의 차이점을 지적했다.

이어 "네트워크마케팅 사업을 하고자 한다면 ▲ 공제조합에 등록돼 있는지 ▲ 나에게 필요한 제품을 소비하는 개념인가 ▲제품의 품질이 좋은지 ▲ 직급을 가지기 위해 무리한 구매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 회사에서 사업을 위한 투자를 종용하지 않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마케팅 교육내용. 출처-안티D사 피해자 모임>


지난 3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서울로 상경한 김 모(24)씨는 친구의 아는 형으로부터 '괜찮은 사업이 있다'는 안내에 이끌려 D사를 방문했다.

김 씨는 취업을 위한 '면접 자격' 획득을 조건으로 4일간 네트워크마케팅 관련 교육을 받아야 했다. '10년간 운영해 온 사업이니 믿을 수 있다', '특수판매공제조합에 조합등록이 돼 있어 합법적이다', 'GM의 지위를 획득하게 되면 한 달에 500여만 원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 등이 교육내용이었다.

거의 세뇌수준의 장황한 회사 자랑 끝에 그들이 설명한 내용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직급을 얻기 위해 440만원 상당의 물품을 구입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방을 구하기 위한 보증금 440만원으로 제품을 구매해 마스터 지위를 획득한  김 씨는 본격적인 합숙소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엔 회사를 소개한 형과 단 둘이 거주하는 걸로 알고 구입한 물품도 모두 합숙소에 보관했다. 구입할 수 있는 물품의 종류가 다양했지만  김 씨는 주로 식료품 위주의 물품을 구입했다.

합숙 생활 이후 매일 새벽에 집을 나서 밤늦게 귀가했던 김 씨는 구입했던 400여만 원 치의 물품들이 모두 사라지고 나서야 합숙소에 20명가량의 다른 회원들이 묵고 있었음을 알게 됐다. 심지어 그들은 한 달 만에 김 씨가 구입한 물품들을 동의없이 모두 써버렸다.

당황한 김 씨가 YMCA와 소비자원 등에 다단계로 피해를 알리고 구제를 요청했지만 '구입했던 물품이 남아있지 않아 피해보상은 받을 수 없다'는 절망적인 답변만이 돌아왔다. 합숙소의 그들 또한 자신과 비슷한 처지를 겪었음을 알게 됐다.

김 씨는 "400여만 원의 금전적 손실에 대해 회사 측으로 소송도 걸어봤지만, 정작 회사 측은 경찰의 취조조차 받지 않더라"면서 "업체는 이미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고 절박한 심정의 회원들을 유린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교육 받을 당시 한 강의실에 20~30명씩 5층 건물을 꽉 채운 교육생들을 생각하면 나 같은 피해자가 얼마나 많을지 상상이 안 간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에 대해 해당업체 관계자는 "회사는 단지 판매원들에게 관리규정 등 지침만 전달할 뿐이다. 행해지는 모든 사항은 판매원들이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는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규정을 어긴 판매원 때문에 피해를 당한 회원들의 보상에 대한 물음에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어 "김 씨가 운운한 합숙에 대한 것은 들은 바 없으며, 회원의 물품을 다른 사람들이 손대는 것까지 회사가 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회원에게 제품구매를 강요하는 일도 없다. 모든 것은 회원 자율의 선택에 따라 이뤄지게 된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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