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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말고식' 폭로 브레이크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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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말고식' 폭로 브레이크가 없네
소비자 불안, 업체는 골병… 올리브유 발암물질 검출 발표
  • 최영숙 기자 yschoi@consumernews.co.kr
  • 승인 2006.10.02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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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고는 있지만 영 찜찜합니다.”(소비자)
  “가뜩이나 어려운데 정말 죽을 지경입니다.”(판매자)

  올리브유 발암물질 검출과 관련한 국회와 언론의 ‘아니면 말고’식 무책임한 폭로가 소비자를 또한번 불안에 빠뜨리고, 기업을 골병들게 만들고 있다. ‘우지’라면, ‘포르말린’ 골뱅이, ‘쓰레기’만두소, ‘기생충알’ 김치 파동에 이어 벌써 다섯 번째다.

  지난달 22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06년 유해물질 선행조사 결과’ 자료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식약청이 총 41종 1296개 식품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133개 제품에서 발암물질, 중금속, 식중독균 등 각종 유해물질이 검출됐고, 이 중 기준을 위반한 부적합 건수가 16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판중인 올리브유 제품 30개 중 9개 제품에서 강력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나왔고, 이중 1개 제품에서 식약청의 권고기준(kg당 2㎍)을 초과한 kg당 3.17㎍이 검출됐다.

  방송과 신문 등 언론 매체들은 당일 ‘시판 올리브유 제품 다수서 발암물질 검출’ ‘좋다던 올리브유…웬 발암물질?’ 등으로 대서특필했다. 소비자들은 불안에 떨고, 기업은 또 한번 수난을 당할 만한 충격적인 뉴스였다.

  그러나 국감자료와 보도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검사대상 30개 올리브유 제품에서 벤조피렌이 권고기준을 초과한 것은 S사의 1개 제품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권고 기준치 이내여서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또 관련제품의 95%가 회수된 뒤였다.

  식약청은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국감에 제출한 자료는 지난 4월 식약청이 벤조피렌 기준치를 마련하기 위해 실태조사한 결과일 뿐”이라며 “권고기준을 넘어선 제품도 즉각 회수처분한 만큼 국민건강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안 의원측도 “식품 유해물질에 대한 상시 감시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은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국감자료로 제출했다”며 “국민과 기업에 선의의 피해를 주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올리브유에 대한 무해성은 한국소비자보호원 조사에서도 입증됐다. 소보원이 지난 8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21개 올리브유 제품에 대한 산가·산화안정성·발암물질(벤조피렌)을 조사한 결과 모두 국제 권고치(kg당 2㎍) 아래로 나왔다.

  올리브유 검사를 맡은 식약청과 소보원 관계자는 “동일 제품이라도 유통기간 또는 제조일자에 따라 실험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식약청 조사에서 벤조피렌이 권고기준치 이상 나왔던 올리브유 제품이 소보원 조사에서는 기준치를 넘지않았다.

   이에 따라 식약청은 벤조피렌의 잔류허용기준을 2ppb(2㎍/㎏)로 설정하는 내용의 식품 기준 및 규격 개정안을 9일 입안예고했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이 같은 함유 한도기준을 어길 경우, 판매정지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올리브유는 건강에 좋은 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웰빙식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지난 2000년부터 소비가 급증하기 시작해 현재 가정 식용유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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