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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울타리로 멧돼지 '없는 곳'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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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울타리로 멧돼지 '없는 곳' 만든다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3.0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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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똥, 나프탈렌 까지 써 보셨죠. 멧돼지 걱정 정말로 덜어드리겠습니다"

대구 달성군은 5일 멧돼지가 자주 나타나는 관내 구지면 지역에서 주요 피해 농장 20곳을 선정, 멧돼지 퇴치 장비인 '전자 울타리'를 설치해 주기로 했다.

전자 울타리는 농장 주변에 알루미늄 말뚝을 박고 전기선 두 줄을 지상 30㎝와 1m 높이에 달아 놓은 구조로 멧돼지가 이 선을 건드리면 순간적으로 5천∼7천 볼트의 전류가 흘러 충격을 준다.

한 번 충격을 받은 멧돼지는 '학습 효과'로 해당 지역에 다시 오는 것을 꺼리게 돼 퇴치 효과가 지속적이라는 것이다.

농장 주변에 호랑이 똥을 바르고 나프탈렌을 뿌리는 등의 조치가 멧돼지를 잠시 내쫓는 '미봉책'에 그치자 내놓은 방법이다.

군은 이번 사업에 예산 3천만원을 배정해 피해 지역을 조사한 뒤 수혜 농장을 최종 결정, 다음 달 안으로 울타리 설치를 마칠 방침이다.

군청 관계자는 "옥수수 등 멧돼지가 좋아하는 농작물을 기르는 대규모 농장에 설치하면 효과적인 장비"라며 "다만 울타리 주변에 풀이 자라면 전류가 (풀을 따라) 분산돼 농민들이 제초 작업을 통해 관리를 꾸준히 해줘야 하는 것이 흠"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뚜렷한 천적이 없는 멧돼지는 최근 개체수가 크게 늘면서 이 중 먹이 경쟁에서 밀려난 무리가 민가로 내려와 작물을 먹어치우고 사람을 위협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국내 멧돼지 서식밀도는 1997년 100㏊당 2.7마리에서 지난해 4.6마리로 급증했다.

지난 달 25일 경북 김천시 한 포도밭에서는 농민 가족 4명이 해충 방제 작업을 하다가 멧돼지 1마리의 습격을 받아 이 중 2명이 엉덩이와 허벅지 등을 물리고 온 몸에 타박상을 입었다. 작년 11월 전남 순천시에서는 매실밭에서 일을 하던 할머니 1명이 부상했다.

도심지에 멧돼지가 내려온 경우도 있었다.

작년 12월 서울 중심가인 종로구 삼청동 모 육군 부대 경내에서는 겨울철 먹이를 찾던 멧돼지 1마리가 나타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엽사 5명에 의해 사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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