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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행차' 구글 회장, 결론은 립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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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행차' 구글 회장, 결론은 립서비스
  • 김현준 기자 realpeace@csnews.co.kr
  • 승인 2011.11.09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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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오셨다"

4년 만에 방한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을 만나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통신3사 CEO 등 국내 IT시장을 이끌어가는 거물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 조용히 왔다 간 2007년과 비교하면 마치 '왕의 귀환'과 같은 화려한 행차였다.

그러나 이번 방한으로 국내 IT업계가 기대했던 가시적 성과는 거의 없었다. 반면 구글만을 위한 슈미트 회장의 일방적 제안과 요구가 이어졌다는 실망의 목소리가 크다.

특별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 IT산업과의 협력방안이나 국내 서비스 강화 등 구체적인 '선물 보따리'를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순식간에 무너졌다.

기자간담회 후 참석 기자들은 "원론적인 내용뿐이어서 기삿거리가 없다"는 불만이 터졌다. 일부에선 "국내 개방 등 자신의 잇속만 차리기 위해 방한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놨다.


슈미트 회장은 8일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인터넷 개방성: 혁신과 동반성장의 출발점'이란 주제로 특별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 플랫폼인 안드로이드의 개방성을 강조하며 한국 제조사들과의 굳건한 파트너쉽을 천명했다.

이날 슈미트 회장은 "한국 제조사들과의 훌륭한 파트너쉽을 지속해 가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과도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라며 "구글이 한국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전날 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슈미트 회장은 'Korea Go Global'이라는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국산 소프트웨어와 한류 콘텐츠의 세계 무대 진출을 돕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모두 원론적인 수준일 뿐이어서 일종의 립서비스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오히려 이날 슈미트 회장은 우리나라의 IT산업 규제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며 전반적인 재검토를 요구했다.

슈미트 회장은 전날 이 대통령,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만나 한국의 IT산업에 대해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한국은 인터넷 규제가 최첨단이 아니고 뒤처지고 있다"며 "개방적이고 현대적인 정책을 위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앞서 슈미트 회장의 방한을 앞두고 IT업계는 그가 제시할 투자 방안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지난달 31일 구글코리아를 찾은 최 위원장이 염동훈 대표에게 "(에릭 슈미트 회장이) 한국의 IT 산업에 기여할 선물을 가지고 오지 않으면 비행기에서 내리지 못하게 해야겠다"라고 말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9월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지에 데이터 센터를 짓기 위해 2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던 터라 이번 방한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이 사실"이라며 "한국이 중요한 전략 파트너라는 말만 하고 실제적인 투자와 협력엔 인색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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