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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엑스포 주먹구구 운영..관람객 진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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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엑스포 주먹구구 운영..관람객 진뺀다
소비자 민원으로 재구성한 여수엑스포 '고행길' 관람기
  • 조은지 기자 freezenabi@csnews.co.kr
  • 승인 2012.07.05 0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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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 한달여를 남겨둔 여수엑스포의 주먹구구식 운영으로인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전예약제를 폐지했다 부활하는등 국가적 차원의 행사를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운영방식부터 입장권 선구매 고객에대한 부당 요금까지 관람객들의 다양한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5월12일 개막후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도 여수 엑스포 관련 소비자 민원이 쇄도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제기된 민원을 바탕으로 가상 소비자의 엑스포 관람기를 재구성했다.


◆ 허술한 사전 예약제 진행으로 현장 난리법석통

여수에서 직장을 다니는 기러기 아빠 김 씨는 지난 5월 19일 휴일을 맞아 여수 엑스포를 방문했다.

제주도에 있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기 전 미리 현장을 파악해 원활한 관람 동선을 계획하기 위해서였다고.

개최기간 중 여러 차례 방문 가능한 전기간권을 19만원에 구매했으나 사전예약은 하지 못한 상태라 현장예약 70%를 믿고 아침 일찍 나섰다. 하지만 정작 입장해보니 주요 8개관이 이미 매진 상태였다.

문의차 찾은 조직위원회 사무실은 현장예약을 믿고 전국에서 방문했다 낭패를 겪은 200명의 사람들이 몰려 말 그대로 난리법석통이었다. 하지만 조직위는 현장예약의 경우 입장 후 어떤 이유에서건 환불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만을 반복해 김씨의 화를 돋웠다.

김 씨는 입장 후엔 어떤 이유에서건 '환불 불가'를 고수하면서 현장예약을 위해선 일단 입장해야하는 모순적인 시스템을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웠지만 행사가 중반을 넘어서면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애써 믿으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 할인 절대 없다더니...전기간권 차액 환불은 나 몰라라?

김 씨는 엑스포 관람을 위해 뜨거운 햇볕아래 가족들을 몇시간씩 세워 둘 엄두가 나지 않아 차일피일 방문을 미루다 최근 사전예약제 부활 소식을 듣고 예약을 위해 엑스포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무사히 예약을 마친 김 씨의 눈에 들어온 것은 입장권 가격이 초반보다 50%이상 저렴해졌다는 공지사항.

기존 구매자에게 차액을 환불해준다는 내용을 발견한 김 씨는 '전기간권'에 대한 환불 규정을 찾았지만 어디서도 발견할 수 었었다. 대신 새롭게 만들어진 '반기간권(10만원)'을 홍보하고 있었다고.

김 씨는 처음부터 개최기간을 나눠 반기간권을 판매한 것이 아니라 초기 구매자들에게는 반기간권에 대한 선택권이 없었던 점, 조직위에서 '요금 할인은 절대 없다'고 공언했던 점 등을 짚어 고객센터 '묻고 답하기' 게시판에 환불여부에대한 문의글을 남겼다.

하지만 조직위 입맛대로 마음에 드는 질문만 골라 답변을 해주는 건지 김 씨의 문의글에는 아무런 답도 달리지 않았다.

조직위원회는 지난 6월 25일부터는 입장권 할인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전 구매자들과 형평성을 고려해 차액을 환불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기간권(19만원)'과 '반기간권(10만원)'을 두고 선택권을 부여받지 못한 관람객들의 불만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개최 이전부터 판매되던 전기간권은 19만원으로 박람회 기간 93일 동안 매일 이용이 가능한 반면 반기간권은 6월 28일부터 판매가 시작돼 박람회 남은 기간 동안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전기간권이 초기부터 판매되어 관람객들에게 선택권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다 전기간권 구매자들은 입장권 차액을 환불받지 못해 억울하다는 주장이다


◆ 엑스포 공식 홈페이지에 기재된 여객사 연락 불통

지난 7월 1일  김 씨는 제주도에서 온 가족들과 함께 무사히 엑스포 관람을 마쳤다. 다행히 이전보다 관람객이 많이 몰리지 않아 관람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문제는 제주도로 돌아가기 위해 예약해 둔 배편에서 발생했다. 여수 여객 터미널 어디에서도 김 씨가 예약한 여객선을 찾을 수 없었고 업체 대표번호 역시 불통이었다.

터미널 인근 주민들에게 물어물어 문제의 배편이 6월 29일 단 하루 운항 후 정지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전에 운항 취소와 관련한 어떤 연락도 없었던 터라 무더운 날씨에 온 가족이 황망히 터미널에 시간을 보내야하는 상황에 화가 치민 김 씨는 여수 올림픽 고객센터에 상황을 문의했다. 해당업체가 여수엑스포 공식홈페이지에 여객선 운항 회사로 기재되어 있었기 때문.

그러나 상담원은 여객선에 대해서는 아는 내용이 없다며 오히려 여수 시청 민원번호를 안내했다고.

우여곡절 끝에 광주 발 비행기 편을 구해 힘들게 제주도로 가족들을 귀가시킬 수 있었다고. 그 과정에서 비행기, 시외버스 비, 택시비 등 50만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현재 여객선은 정상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지만 대표번호는 여전히 연결이 되지 않아 여객선 예약비용인 10만원은 여전히 환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아이에게 자랑스런 한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김 씨의 엑스포 관람기는 수시로 변경되는 조직위의 운영방침과 허술한 관리로 엉망이 돼버렸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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