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개정으로 ‘10%룰’ 족쇄가 풀린 이후 ‘증시 큰 손’ 국민연금공단이 10% 이상 지분을 투자한 기업들이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국민연금이 10% 넘게 사들인 기업은 17개나 됐으며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물산이었다. 지분율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유한양행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80조 원 이상을 주무르는 국민연금이 10% 이상 투자했다는 것은 그만큼 유망하고 우량한 기업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매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12월 16일 기준 국내 500대 기업내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137개사의 투자 평가액을 조사한 결과 지분 10% 이상 보유한 종목은 삼성물산, 제일모직, SKC 등 총 17개사로 평가액은 4조4천69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민연금 총 투자평가액 80조3천167억 원(9월30일 기준)의 5.48%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들 기업은 10%룰 완화 이전부터 국민연금의 ‘총애’를 받아왔던 곳으로 유한양행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9% 안팎에서 관리해오던 종목들이다. 국민연금은 투자 지분이 10%를 넘으면 한 주를 사고팔아도 보고해야 하는 10%룰 때문에 그동안 9%대를 ‘마지노선’으로 잡고 관리해 왔다.
국민연금의 지분이 10%를 넘겨 '총애'하는 종목에는 500대 기업 순위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동양기전(474위), 유한양행(452위), SBS(449위), 신세계인터내셔날(439위)등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국민연금공단 지분율 10% 이상 기업 | |||||
순위 | 기업명 | 대표 | 지분율 | 주식평가액 | 지분율변동 |
1 | 삼성물산 | 최치훈 | 12.14 | 1,098,506 | 2.57 |
2 | 제일모직 | 윤주화 | 11.16 | 508,983 | 1.36 |
3 | SKC | 박장석 | 11.00 | 118,078 | 1.80 |
4 | 만도 | 신사현 | 10.97 | 265,668 | 0.98 |
5 | LG상사 | 하영봉 | 10.68 | 114,901 | 2.22 |
6 | 동양기전 | 조병호 양재하 | 10.67 | 35,155 | 1.27 |
7 | CJ제일제당 | 김철하 | 10.59 | 356,534 | 1.02 |
8 | 풍산 | 류진 최한영 | 10.34 | 74,782 | 0.73 |
9 | 롯데푸드 | 이영호 | 10.31 | 102,387 | 1.02 |
10 | 유한양행 | 김윤섭 | 10.23 | 206,204 | 4.40 |
11 | SBS | 윤석민 | 10.21 | 75,110 | 0.67 |
12 | 코오롱인더스트리 | 박동문 | 10.17 | 130,730 | 0.66 |
13 | 제일기획 | 임대기 | 10.14 | 302,605 | 1.86 |
14 | 현대건설 | 정수현 | 10.12 | 670,620 | 0.23 |
15 | LS산전 | 구자균 | 10.09 | 203,430 | 1.26 |
16 | 한세실업 | 이용백 | 10.07 | 77,329 | 0.95 |
17 | 신세계인터내셔날 | 최홍성 | 10.06 | 65,921 | 0.75 |
출처:소비자가만드는신문 (단위:%,백만원) |
지분율이 가장 높은 ‘톱3’는 삼성물산, 제일모직, SKC로, 11%대 이상 투자한 곳은 이들 3곳뿐이다.
삼성물산은 국민연금이 유일하게 지분율 12%대를 투자하고 있는 종목이다. 국민연금은 이 회사 지분을 지난 6월 이전 9.57%에서 12.14%로 2.57%포인트 늘렸다. 지분 평가액은 1조985억 원으로 지난 6월 28일 종가기준 8천57억 원에서 36.3% 증가했다.
삼성물산은 영업력과 자금력을 토대로 한 적극적인 사업 확장으로 올해 역대 최대 해외수주를 달성하는 등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3분기 매출은 7조688억 원, 영업이익 1천407억 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6.9%, 170.1% 증가했다.
특히 삼성물산이 올 하반기부터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면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수혜주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소재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한 제일모직의 지분은 9.8%에서 11.16%(지분 평가액 5천89억 원)로 1.36%포인트 늘렸다.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받은 패션사업부를 에버랜드에 매각하면서 향후 수익성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SK그룹 계열의 석유화학 전문업체인 SKC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11.0%, 지분 평가액은 1천180억 원이다. 지난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늘고 영업이익은 15.7% 줄었으나 거래선 다변화 등을 통한 이익률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4위는 지분율 10.97%(지분 평가액 2천656억 원)의 만도가 차지했다. 이어 LG상사 10.68%, 동양기전 10.67%, CJ제일제당 10.59%, 풍산 10.34%, 롯데푸드 10.31% 순으로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높았다.
10위에 랭크된 유한양행의 경우 10%룰 완화 전인 지난 6월에는 5%대였으나 이후 지분율을 10.23%로 크게 끌어올렸다. 지분 평가액은 1천197억 원에서 2천62억 원으로 무려 72.3% 급증했다.
유한양행은 매출 호조 등에 힘입어 올해 업계 1위 자리를 탈환하고 내년에는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밖에 SBS 10.21%, 코오롱인더스트리 10.17%, 제일기획 10.14%, 현대건설 10.12%, 엘에스산전 10.09%, 한세실업 10.07%, 신세계인터내셔날 10.06% 순이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