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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 최성원 사장, '물장사' 팔 걷었나?...창업2세, 제약업 '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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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 최성원 사장, '물장사' 팔 걷었나?...창업2세, 제약업 '홀대'
  • 변동진 기자 juven7182@naver.com
  • 승인 2014.06.24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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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최수부 회장의 뒤를 이어 지난해부터 광동제약을 이끌고 있는 최성원 사장이 본업인 제약사업보다 식품·음료사업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수부 회장 생전에도 식음료 매출이 전체 매출 가운데 3분의 2를 차지하며 '물장사'에 힘쓰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성원 사장이 취임한 뒤로 식음료 편중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추세다.

특히 신약개발에 필수요소인 연구개발투자마저 줄이고 있어 최성원 사장의 마음이 제약사업에서 떠난 것 아니냐는 분석마저 제기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올해 1분기에 매출 1천105억1천만 원, 영업이익 95억7천만 원을 기록했다.

고 최수부 회장이 건재했던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은 11.7%, 영업이익은 21%나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57억7천만 원에서 68억6천만 원으로 19% 늘었다.

 

광동제약 실적 현황

 

 

구분

2014 1분기

2013 1분기

증감률

 

 

매출액

110,511

98,930

11.7%

 

 

영업이익

9,567

7,904

21.0%

 

 

당기순이익

6,864

5,766

19.0%

 

 

출처 : 소비자가만드는신문(단위 : 백만원)


최근의 경기침체를 감안하면 내실 있는 성장으로 합격점을 받고도 남을 만한 성적이다.

하지만 제약사로서의 색채는 더욱 옅어졌다.

올해 1분기 식음료 매출액은 777억 원으로 15.8%나 증가한 데 비해, 의약품 매출은 326억 원으로 3.2%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된 삼다수 매출이 식음료 매출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광동제약 식음료 매출 가운데 삼다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분기 30.5%에서 올 1분기 39.2%로 8.8%포인트나 상승했다.

광동제약 사업별 매출 현황

 

 

구분

최성원 사장

최수부 회장

증감률

 

 

2014 1분기

2013 1분기

 

의약품

32,640

31,641

3.2%

 

 

식품

77,723

67,145

15.8%

 

 

출처  : 소비자가만드는신문(단위 : 백만원)


이에 따라 전체 매출에서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2%에서 29.5%로 내려 앉으며 30%를 밑돌았다. 반면, 식음료매출 비중은 67.9%에서 70%로 높아졌다. 광동제약을 더 이상 제약사로 부르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신약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연구개발 투자가 최성원 사장 체제에서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광동제약 연구개발 비용 현황

 

 

구분

2014 1분기

2013 1분기

증감률

 

 

연구개발비

1,293

1,704

-24.1%

 

 

연구개발 비율

1.20%

1.70%

-0.5%

 

 

출처 : 소비자가만드는신문(단위 : 백만원, %p)

 

 

 

 

 


올해 1분기 광동제약의 연구개발비는 12억9천만 원으로 전년 동기(17억 원) 대비 24.1%나 쪼그라들었다. 덕분에 매추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1.7%에서 1.2%로 0.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 기준 10대 제약사 가운데 꼴찌다.


지난해 7월 별세한 고 최수부 회장은 '50년 최 씨 고집'으로 유명하다. 약재도 직접 골라야 직성이 풀리고 제품 생산과정을 하나하나 직접 체크해야 안심을 하는 깐깐 성격 때문이다.

최 회장은 12세에 소년가장이 돼 초등학교마저 중퇴했다. 이후 담배장사 엿장사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어려운 청년기를 보내다가 27세이던 1963년 광동제약을 창업해 한방 감기약 ‘광동탕’, 동의보감 처방의 ‘우황청심원’ 등 한방약품을 잇따라 히트시켜 국내 한방 과학화를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최성원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 일본 게이오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아버지와 달리 경영관이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지만 비타500 성공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해 의약품 사업과 함께 음료ㆍ건강기능식품 등 신사업 쪽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동생활건강이라는 건강기능식품 유통업체를 따로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



최 사장은 지난해 7월 최 회장 영결식에서 “모든 일에 앞장서서 혼자 책임지고 내가 먼저라는 대승적 포용적 주인의식을 깨달아 가고 있다”며 “천천히 정도로 가는 기업이 100년을 넘어 후세에도 살아남는 광동의 모든 가족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차근차근 앞으로 나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장기적인 실적을 살펴봐야겠지만, 일단 올해 경영성적표에 드러난 최 사장의 행보는 돈 되는 사업을 중심으로 회사를 키우는 데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광동제약 관계자는 “지금 누가 더 잘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추후에 연간 실적으로 봐줬으면 좋겠다”며 “식품 매출이 높은 것은 제약업계와 식품업계 규모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제약업에만 집중하는 상위권 제약사에 비해 연구개발 비용이 작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의약품 매출이 1천900억 원대인 회사(동국제약, 신풍제약)에 비해 연구개발이 뒤쳐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2012년에는GMP(우수의약품의 제조 · 관리 기준) 시설에 30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연구개발 비중 유지 및 신제품 허가는 계속 진행할 예정이며 매출도 늘릴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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