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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차' 그랜저, 디젤붐 타고 '국민차' 등극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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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차' 그랜저, 디젤붐 타고 '국민차' 등극 노린다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4.08.20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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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 년 넘게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며 국산 승용차를 대표했던 '쏘나타'를 대신해 현대자동차(대표 김충호·윤갑한)의 '그랜저'가 베스트셀링카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고급차 이미지로 각인됐던 그랜저는 2000년 대 중반부터 에쿠스, 제네시스가 연이어 등장하면서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 자리를 내줬지만 판매량은 되레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현재도 준대형차량으로는 이례적인 연간 8~9만 대 이상의 내수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쏘나타가 4년 7개월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을 내놓아 6~7세대 모델을 함께 판매하는 바람에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지난 5월 '그랜저 디젤'이 출시되면서 하이브리드-가솔린-디젤 라인업을 갖추고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20일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그랜저는 총 5만3천33대가 팔려 쏘나타 6만4천820대에 비해 1만1천대 정도 뒤졌다. 3월 출시한 신형쏘나타의 판매 실적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지난해보다 격차가 다소 벌어졌지만 최근 5년간 실적을 보면 그랜저가 쏘나타를 따라잡을 기세다.



2009년만 해도 그랜저 내수 판매량은 7만5천844대로 쏘나타 14만6천326대에 비해 절반을 겨우 웃도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1년에 그랜저 판매량이 10만대를 넘기면서 쏘나타를 일시적으로 추월했고 지난해에는 쏘나타와 불과 900여 대의 차이를 보였다.


그랜저는 2011년 5세대 그랜저(HG)의 출시를 계기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현대차가 4천500억 원의 개발비를 들여 4세대 그랜저(TG) 출시 이후 6년여 만에 내놓은 5세대 모델의 품질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데다 2011년 한-EU FTA 발효에 따른 유럽산 수입차 열풍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준대형차가 인기몰이를 했다.


▲ 지난 5월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현대차 '그랜저 디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기존에는 엔트리카(첫 구매 차량)는 경차 혹은 소형차로 시작하면서 두 번째 차는 쏘나타를 비롯한 중형차로 옮겨타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수입차의 공격적인 행보에 중형차를 구입하려던 소비층이 수입차 혹은 비슷한 수준의 국산 준대형을 선택하는 경향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신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기존 보유차량보다 한 단계 높은 차종을 고르는게 보편화됐고 자동차가 이동수단이 아닌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수단이 되다보니 준대형 그랜저가 국민차 수준으로 올라갔다"고 상황을 진단했다.

김 교수는 "과거 그랜저 밖에 없었던 고급차 라인업에 에쿠스, 제네시스, K9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해지면서 전체적으로 상향평준화가 된 점도 원인 중 하나"라면서 "현대차 입장에서도 두 차량의 판매실적에 유불리를 꼼꼼히 분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가솔린 모델로 처음 출시했던 그랜저가 지난해 12월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인데이어 올해 5월에는 디젤 라인업까지 등장시킨 것도 강점으로 부각된다. 현재 독일 수입차들이 디젤모델을 앞세워 내수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상태에서 현대차가 그랜저 디젤 모델을 내세워 수성에 나선 셈이다. 

지난 5월 부산모터쇼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그랜저 디젤'은 동급 수입차의 절반 수준의 가격(3천만 원 중반대)에 최대출력 202마력, 최대토크는 45.0kg.m을 구현하는 2.2리터급 E-VGT 엔진이 장착돼 우수한 제원을 갖췄다는 평가다.

수입 디젤 세단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국산차에서 마땅한 준대형 디젤 세단이 없어 고민하던 중형차 오너들의 관심이 많아 6~7월 판매실적 기준으로 이미 그랜저 가솔린의 판매실적을 뛰어 넘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듯 그랜저의 선전으로 '한 집안 두 형제 싸움'이 된 그랜저와 쏘나타의 판매경쟁은 앞으로도 근소한 차이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시소게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랜저와 쏘나타 모두 베스트셀링카에 경쟁력있는 모델이기 때문에 신차 효과에 따라 순위가 엇갈리더라도 큰 차이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준대형 그랜저의 반란 역시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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