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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이세요?"…유통가 과도한 존칭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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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이세요?"…유통가 과도한 존칭 줄인다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4.10.0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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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을 중심으로 유통업계 판매사원 등이 고객을 응대 시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는 존칭, 서술어 자정 노력이 이워지고 있다.

'포장이세요?', '문의하신 의류는 품절이십니다', '주문하신 음식 나오셨습니다' 등의 말은 백화점, 식당, 커피전문점등에서 쉽세 듣게 되는 말들이다.

국립국어원 '표준 언어 예절'에 따르면 '사이즈가 없습니다', '포장해 드릴까요?', '품절입니다'가 바른 표현이다. 동사나 형용사에 붙는 선어말어미 '-시-' 는 주로 사람을 높일 때 쓰인다.

그러나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친절한 서비스를 하려다가 엉뚱한 대상에까지 불필요한 존칭을 붙이게 된 것이다.

다만 상대방의 신체, 심리, 소유물 등을 통해 주어를 간접적으로 높일 때는 '-시'를 써도 된다. 예를 들면 '눈이 크시다', '걱정이 많으시다', '넥타이가 멋있으시다' 등의 표현은 이 같은 '간접 존대'에 해당한다.

유통가에서 높여 부르는 대상은 상품뿐이 아니다. '주소가 어떻게 되십니까?', '고장이 나시면 환불해 드립니다', '가격은 3만9천원이십니다' 등 고객과 대화할 때 쓰는 모든 말에 존칭을 붙이고 있는 상항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사물 존대를 하지 않으면 불쾌해하는 고객도 가끔 있어 잘못된 표현임을 알아도 고치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제 업계에서도 잘못된 언어 습관을 고치고, 올바른 언어로 고객을 맞이하는 것이 서비스의 기본이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고객들 역시 사원들이 쓰는 과도한 존칭이 듣기 거북하다는 반응이 많아지고 있다고.

이에 따라 최근 들어 업계는 잘못된 표현인 사물 존칭을 쓰는 것이 익숙해진 문화를 바로 잡으려는 자정 노력에 적극적이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자동주문전화에 꼭 필요한 안내 멘트만 제공하고 과도한 존칭, 불필요한 설명, 서술어 등을 대폭 줄인 '스피드 ARS' 서비스를 도입했다.

롯데백화점은 한글날을 맞아 10월 한 달간 임직원을 대상으로 '우리말 바로쓰기 캠페인'을 하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사물 존칭이 어법에 어긋난 표현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현장에서 바쁘다 보니 무심코 말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라며 "고객에게 말을 건네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 캠페인을 기획했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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