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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UHD TV 화면번짐이 웬말?...HD콘텐츠 소화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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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UHD TV 화면번짐이 웬말?...HD콘텐츠 소화 불가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5.05.0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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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들이 잇달아 초고화질(UHD) TV를 출시하고 있지만 콘텐츠가 이를 따라잡지 못해 소비자들이 제품의 성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고의 화질을 즐기기 위해 비싼 돈을 들여 UHD TV를 구입했는데 현재 방송콘텐츠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HD방송의 화질이 엉망으로 구현되는 경우가 있어 소비자의 원성이 쏟아진다.

세종특별자치시 어진동에 사는 공 모(남)씨도 최근 UHD TV를 구입한 뒤 크게 후회했다. 풀HD보다 4배나 화질이 좋다고 해 UHD TV를 구입했지만 일부 UHD급 영상물을 제외한 나머지 프로그램은 화면 번짐현상이 심해 글씨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서비스센터 측으로 문의하자 돌아온 답은 'UHD 방송시대'가 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라는 내용이었다고.

공 씨는 "제조사에선 업스케일링 기술로 HD급 영상도 UHD급 화질로 선명하게 보여준다고 광고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괘씸해 했다.

UHD TV(3840X2160픽셀)는 해상도가 800만 화소다. 200만 화소인 풀HD(1920X1080)보다 4배 더 선명하다. 제조사들은 인간의 눈으로 해상도가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건 아니지만 미술을 전공하거나 화질에 예민한 소비자들은 미세한 차이를 느낀다고 한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는 지난해 10월 중순께 지상파 UHD 기술표준으로 4K+60Hz를 잠정 확정했다. 풀HD TV가 2K이고, UHD TV는 4K로 보면 된다. 일본에선 UHD TV라고 하지 않고 4K TV라고 부른다. 60Hz는 주사율로 1초에 60장의 화면을 보여준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업스케일링, 리마스터링 솔루션 등 기술력으로 UHD 화질을 구현했다고 자신했다. 

화소수로 보면 UHD TV는 적어도 40인치 이상 크기에서 초고화질을 구현하고, 글자가 잘리는 현상을 최소화하려면 비율상 50인치는 돼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UHD 콘텐츠, 출력단자 지원 모델 부족 '걸림돌'

문제는 UHD TV시대를 위한 전용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하는 데 있다. 현재 방송환경 상 UHD급 콘텐츠는 극히 제한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SBS의 '인기가요' 등 일부 프로그램이 UHD 화질로 일부 시험방송하고 있지만, 공중파를 비롯해 케이블 방송사들이 전면적으로 UHD 화질을 제공하려면 기술표준 설정부터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최소 몇년은 걸릴 전망이다.

대형마트에서 TV 등을 판매하는 한 영업사원은 "UHD TV를 판매했다가 반품이 들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매장에선 UHD용 콘텐츠를 틀어놔서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지만 실제 가정에서는 HD방송을 보니까 화질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인정했다.

백화점 가전매장의 한 영업사업은 TV 교체주기가 7~10년인 점을 들면서 "행사나 웨딩마일리지 등을 적용하면 풀HD TV와 비슷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이왕이면 UHD 제품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UHD TV가 대중화되려면 걸림돌이 있다. UHD방송을 송출할 수 있는 HDMI2.0 단자를 지원하는 모델이 몇 안된다는 점이다. 시판중인 제품은 HDMI1.4를 지원하거나 그보다 낮은 등급이다. HDMI1.4보다 2.0단자가 영상을 빠르고 끊김없이 출력해주기 때문에 UHD TV에는 HDMI2.0단자가 이상적이다. HDMI2.0단자가 지원되지 않은 TV는 셋톱박스 등을 통해야 한다.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나날이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데 UHD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해서 거기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제품으로 앞서나가면 콘텐츠 제작기술 등도 함께 좋아지게 되고 곧 UHD방송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답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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