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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캔 뚜껑, 부상위험 '원터치' vs. 변질위험 '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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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캔 뚜껑, 부상위험 '원터치' vs. 변질위험 '호일'
손가락 절단등 심각한 부상 많아 아찔...업체마다 대안 모색중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5.05.27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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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군포시에 사는 송 모(남)씨는 얼마 전 참치캔을 따다가 큰 부상을 당했다. 손쉽게 검지손가락을 걸어 알루미늄 뚜껑을 따던 중 새끼손가락을 다쳤던 것. 생각보다 깊게 베였는지 지혈이 되지 않아 피가 뚝뚝 흘러내릴 정도였다. 깜짝 놀라 병원에 가니 신경이 끊어졌다며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또한 수술 후에도 예전처럼 감각이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머리가 멍해졌다고. 송 씨는 “처음에는 살짝 긁힌 건 줄 알았는데 힘을 주고 있는 상태다 보니 깊게 베였다”며 “캔 뚜껑으로 과일이 썰릴 정도라고 하는데 위험한 거 아니냐”고 되물었다.

참치캔 등 원터치캔 뚜껑의 날카로운 절단면 때문에 손가락이나 팔목 등을 다치는 사례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최근까지 원터치캔을 이용하다 부상을 입었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원터치캔 중에서도 과일‧햄통조림뿐 아니라 참치캔으로 인한 부상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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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터치캔 뚜껑을 개봉하다 날카로운 절단면에 새끼손가락을 베이는 등 큰 부상을 입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원터치캔은 동그란 고리에 손가락을 걸어 힘을 주면 손쉽게 개봉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날카로운 절단면에 다칠 수 있어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2년 한국소비자원도 원터치캔으로 인한 사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고 이 중 90% 이상이 병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중상을 입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동원F&B(대표 박성칠), 사조해표(대표 이인우), 오뚜기(대표 이강훈) 등 대표적인 참치캔 제조업체들은 ‘개봉 시 조심하라’는 주의문구를 넣고 있기 때문에 제품 하자가 아닌 이상 제조사의 책임이 아니라고 못을 박고 있다.

결국 날카로운 뚜껑 절단면에 부상을 입더라도 소비자 부주의로 인한 사고이기 때문에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셈이다.

◆ 날카로운 원터치 vs. 강도 약한 안심따개

업체 측 역시 위험하다는 지적에 따라 여러 가지 개선책을 내놓고 있다. 이중에서도 눈에 띠는 곳은 사조해표다. 사조해표는 제조‧판매 중인 기존 원형캔 7종에 안심따개를 적용하고 있다.

안심따개는 철이나 알루미늄판으로 된 뚜껑이 아닌 알루미늄 호일 재질로 만든 것으로, 손으로 구겨질 정도로 강도가 약하다. 사조해표 측은 안심따개를 적용한 이후 실제로 소비자가 부상을 입는 사례가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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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조해표 원형캔 7종과 동원F&B 키즈 제품에는 알루미늄 호일 재질로 만든 안심따개(이지필)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안심따개의 경우 유통과정에서 충격을 입으면 알루미늄보다 강도가 약해 뚜껑 부분이 찢어지거나 구멍이 뚫리는 ‘핀홀’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사조산업 측은 “알루미늄 호일이라고 해도 기존 강철‧알루미늄 판과 비슷한 정도의 강도를 가지고 있다”며 “칼이나 볼펜 등으로 의도적으로 망가뜨리지 않는 이상 훼손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동원F&B에서도 일부 어린이 제품에 뚜껑을 따기 쉽도록 제작한 이지필 방식을 적용하고 있지만 유통과정에서 핀홀이 발행해 쉽게 상할 수 있어 알루미늄 판을 고집하고 있다.

또한 2012년 소비자원의 권고대로 ‘개봉 시 뿐 아니라 보관‧폐기 시에도 조심하라’는 문구를 강조해 소비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동원F&B 관계자는 “알루미늄 호일을 사용하면 유통 과정에서 핀홀이 일어날 수 있어 제품이 부패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며 “소비자의 선택을 존중해 두 방식 모두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뚜기는 2013년 일부 제품 뚜껑을 철이 아닌 알루미늄으로 바꿔 사고 위험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오뚜기 측은 “당사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오뚜기참치와 마일드참치의 뚜껑을 알루미늄으로 바꿨다”며 “빠른 시일 내에 나머지 참치 전 품목에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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