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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옵션 요지경…기본장착 사양 천차만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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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옵션 요지경…기본장착 사양 천차만별
동급 차량도 제조사마다 달라...옵션 추가로 가격 쑥쑥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5.06.1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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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광주시에 사는 최 모(남)씨는 지난 4월 '투싼 2.0 모던' 모델을 구입했다. 1.7 모델과 고민하던중에 2.0 모델 사양이 업그레이드 됐다고 해 100만 원을 더 주고 선택했다. 하지만 옵션이 문제였다. 지붕에도 짐을 실을 수 있는 '루프랙'을 설치하고 싶었지만 '파노라마 선루프'와 패키지로 묶여있었고 2열 좌석 에어컨 송풍구도 없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지인이 구입한 1.7 모던 차량에는 2.0 모던에 없었던 뒷좌석 송풍구와 루프랙이 기본으로 설치돼 있었다. 영업사원에게 항의했지만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는 "상위 차량인 2.0 모던에 없는 옵션이 1.7 모던에 있어 황당했다"고 난감해했다.

신차 구입 시 선택사항인 옵션을 두고 소비자들이 혼선을 빚고 있다. 옵션 종류가 워낙 많은데다 정작 자신이 원하는 사양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다른 옵션과 패키지 형태로 구입해야 할 때가 많기 때문.

앞선 사례처럼 동일 모델 차종이라도 출시 시기나 트림에 따라 기본장착 옵션 여부가 달라 비교 선택도 쉽지 않다. 

차량 세부옵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주로 국산차에 몰려있다. 상대적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구입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입차의 경우 전량 해외생산물량으로 완성차 형태로 들여오기 때문에 대부분 풀옵션 상태로 판매하는 탓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국산차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문제는 옵션 구성에 따라 특정 옵션을 장착하기 위해 너무 많은 비용을 들여야한다는 점이다.

◆ 동급 차량이라도 제조사마다 편의사양 제각각

가격 책정과 옵션항목 설정은 제조사의 고유 권한이다. 따라서 동급 경쟁모델에서도 달라지는 사양 적용여부에 대해 소비자가 꼼꼼히 알아보고 구입하는 것이 최선이다.

예를 들어 한국지엠(대표 세르지오 호샤)의 '말리부' 가솔린 모델의 경우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2열 송풍구'와 무선 오디오 청취가 가능한 '블루투스 오디오'를 장착하기 위해서는 최상급 트림인 LTZ(2천950만원)를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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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리부 2.0 가솔린 모델에서 2열 에어벤트(송풍구)와 블루투스 오디오를 탑재하려면 고급 트림 LTZ를 선택해야한다.
하지만 경쟁모델인 현대자동차(대표 김충호·윤갑한) '쏘나타'는 기본 트림인 '스타일'(2천255만원)에서, 르노삼성자동차(대표 프랑수아 프로보) 'SM5' 역시 기본 트림 'PE'(2천250만원)에서 2열 송풍구를 장착할 수 있다. 블루투스 오디오 역시 쏘나타는 중간 트림인 '모던'(2천545만원)에서, SM5는 PE 트림에서 기본 적용된다. 

반면 말리부는 쏘나타와 SM5 중간 트림 이상 모델에서만 선택할 수 있는 프리미엄 가죽시트, 크루즈컨트롤, 2열 열선시트를 기본 트림인 LT모델을 구입하면 장착할 수 있다. 

◆ 고객 의견 반영해 '출시 후' 일부 편의사양 조정


일부 제조사는 출시하자마자 일부 편의사양을 조정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도 했다.

올해 3월 출시한 현대차 '올 뉴 투싼'은 출시 3개월이 지난 이번 달 출고분부터 1.7모델과 2.0 모델 일부 사양을 수정했다. 연식변경이나 부분변경 모델처럼 모델 체인지가 아닌 신차에서 옵션 변경이 이뤄지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 

1.7 모던은 기존에 선택할 수 없었던 '2열 열선시트'를 80만 원 상당의 '컨비니언스 패키지1'를 구입하면 장착할 수 있게 됐고 최상급 모델인 2.0 프리미엄에 있었던 루프랙과 리어콘솔 에어벤트(송풍구)가 한 단계 아래인 '모던' 기본 사양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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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뉴 투싼 최초 출시 당시(위) '루프랙'과 '에어콘솔 리어벤트'는 최상급 모델인 '프리미엄' 기본 사양이었지만 6월 판매분(아래)부터는 해당 옵션이 한 단계 아래인 '모던'에서도 기본 선택할 수 있다.
2.0 모델은 10만 원 상당의 루프랙이 기본 사양으로 포함되면서 신차 가격도 10만 원 올라 큰 영향이 없다. 반면 리어콘솔 에어벤트의 경우 변경 이전에 구입한 고객은 결과적으로 같은 값을주고도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출시 이후 고객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6월 판매분부터 일부 사양을 조정하게됐다"면서 "이전 구입 고객에 대한 별도 혜택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옵션 별로 모델이 세분화 된 국산차는 동일 차량이더라도 옵션에 따라 가격 차가 큰 편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제조사에서 합리적인 수준으로 모델 별 사양을 설정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사양 하나에 굉장히 민감해하고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어 고객 선호도와 가격 등 다양한 측면에서 옵션을 설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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