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강남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소셜커머스에서 지역상품인 음식점 쿠폰을 구입했다가 이용조건이 변경돼 낭패를 봤다. 구입 후 한 달 후까지 사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중간에 조건이 바뀌어 2주가 앞당겨진 것. 이 씨가 음식점을 방문할 예정이었던 날짜에는 이용이 불가능한 셈이었다. 일반적으로 쿠폰 이용기간이 끝나면 70%만 할인이 되는데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의문이 들었다고. 이 씨는 “업체 측 마음대로 사용조건을 바꾸면서 한 달 전에 세워둔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며 “환불은 받았지만 낭비한 시간이나 노력에 대한 보상은 없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온라인몰이나 홈쇼핑에서 제품을 구매한 뒤 ‘이용조건’이 바뀌는 경우가 있어 소비자 주의가 필요하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판매자와 소비자의 판매&구매 행위는 하나의 계약으로 볼 수 있다. 제품을 판매할 당시와 이용조건이 바뀌게 되면 계약 내용이 바뀌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판매자는 소비자에게 이용대금을 환불해야 할 의무가 있다. 특히 이용조건이 변경되는 사례는 쿠폰을 판매하는 쿠팡, 위메프, 티몬 등 소셜커머스에서 자주 발생한다. 구입날짜와 이용날짜가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용조건 변경 시 소셜커머스 측에서 100% 환불을 해주고 있지만 과거에는 ‘사과’만 하고 넘어가기도 해 ‘계약 위반’이 아니냐는 불만을 사기도 했다.
문제는 이용조건을 변경해놓고 판매자 측에서 모르쇠로 일관할 때 생긴다. 소비자가 잘못 기억하는 것이라고 우기거나 조건이 바뀔 수 있다고 깨알글씨로 표기한 뒤 책임을 회피하는 것.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번 구매한 페이지를 캡처해 보관할 수 없는 만큼 난감한 셈. 게다가 실제로 업체들은 이 같은 책임을 피하기 위해 ‘사은품이 변경될 수 있다’, ‘이용조건이 변경될 수 있다’는 내용의 단서를 달기도 한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계약 조건이 바뀌게 되면 이를 판매자가 근거 등 입증할 책임이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고객센터 등에 자료를 요구하는 게 좋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업체 측이 계약 조건을 바꾼 것을 어렵게 증명하더라도 보상은 환불 뿐이기 때문에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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