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도 가능하다'며 내구성을 강조하는 캐주얼 구두의 파손 원인을 두고 소비자와 판매사가 마찰을 빚었다.

동일한 브랜드의 구두를 지속적으로 구입해 신어왔던 소비자는 제품 불량이 확실하다고 주장하며 교환 및 무상 수리를 요구했다. 그러나 판매사 측은 자체 평가 결과에 따라 유상 수리만 가능하다고 맞섰다.

경기도 용인에 사는 김 모(남)씨는 락포트 매장에서 28만 원 상당의 캐주얼 구두를 구입했다. 주로 차량을 이용하는 행정업무를 담당하기 시작하고부터 상대적으로 착화감이 편안한 락포트 구두를 선호했다고. 주변 동료들에게 추천할 정도로 제품에 만족하고 있었고 이번에도 별다른 고민없이 구입했다.

하지만 구두를 구입한지 10개월쯤 지나 한 쪽 발바닥에 물이 새는 것을 알게 됐다. 자세히 살펴보니 구두 밑창이 심하게 갈라져 있어 비가 오면 물이 스며들어 양말이 젖었던 것.

매장에 구두를 들고 가 불량여부를 따지자 '착화로 인한 파손'이라며 유상으로 밑창을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신발 굽의 상태를 보여주며 얼마 신지도 않았는데 바닥이 갈라지는 것은 불량이라고 따지자 본사 측에 심사를 신청하겠다고 했다.

2주 뒤 매장에서는 '반복착화 및 충격에 의한 파손'이라는 심사 결과를 통보하며 수선을 원할 경우 2만5천 원을 내야 한다고 안내했다.

김 씨는 "같은 브랜드의 비슷한 구두를 꾸준히 신었는데 이런 경우는 없었다"며 "구입한지는 10개월이 지났지만 몇번 신지도 않았을뿐더러 업무 특성상 충격을 가할 일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수선 금액의 크기를 떠나 어떤 기준으로 불량이 아니라는 건지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었다"며 "1년 이내에는 무상으로 AS가 가능한 줄 알았는데 '규정상' 수선비를 내야 한다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락포트코리아 측은 뒤틀림이나 사이즈 오류 등 잘못 만들어진 것이 아닌 이상 교환이나 무상 수선은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락포트 관계자는 "소비자가 품질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본사에서 자체적으로 제품 심사 평가를 한다"며 "이번 경우는 품질 이상이 아닌 착화 시 발생할 수 있는 부분으로 판명돼 소비자에게 반송 조치됐다"고 말했다.

이어 "본사 규정에 따라 구입 기간에 상관없이 수선이 가능하다. 밑창이나 가죽, 박음질 등은 유상으로 수선할 수 있으며 접착제 관련 문제는 무료 수선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안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