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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현대중, 하이투자증권 매각안 시작부터 '암초'...헐값매각 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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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현대중, 하이투자증권 매각안 시작부터 '암초'...헐값매각 피할까?
  • 김정래 기자 kjl@csnews.co.kr
  • 승인 2016.06.0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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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대표 권오갑)이 주채권 은행인 KEB하나은행(행장 함영주)과 합의를 통해 하이투자증권을 포함한 금융 계열사를 매각하기로 했지만 향후 전망은 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 노조 측은 헐값 매각을 우려하며 KEB하나은행과 현대중공업의 결정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고 시장상황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결정했지만 초기 투자금 회수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제출한 3조5천억 원 규모의 자구안에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포함시켰다. 당초 2017년 매각 예정이었으나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이 수주절벽에 부딪히자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시기를 앞당겼다. 

현대중공업은 KEB하나은행과 합의한 이번 자구안을 통해 부채비율을 134%에서 100% 이하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8조5천억 원(개별재무제표 기준) 상당의 차입금도 2018년까지 6조원대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자구안에 대해 "현대중공업 자구안이 모두 실행될 경우 부채비율은 107%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시작부터 순탄치 못하다는 점이다.
 
당장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박정현 하이투자증권 노조지부장은 "현대중공업이 계열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하이투자증권을 두고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과 밀실, 졸속 매각 협의를 했다"며 "연내 매각은 헐값 매각으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고 비판했다. 

금융권에서는 하이투자증권이 헐값으로 매각될 경우 현대중공업의 건정성에 되레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시장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 현대중공업이 제값을 받고 연내 매각을 마무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하이투자증권의 전신은 CJ투자증권이다. 현대미포조선이 지난 2008년 7월 7천50억 원(지분 75.1%)에 인수했다. 주당 인수가는 4천367원으로 당시에도 고가 인수라는 평이 많았다.   

이후 2008년부터 3차례 유상증자로 약 4천111억 원의 자금을 더 투입해 최초 취득가격이 1조1천107억 원(지분 85.82%)에 달한다.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하이투자증권의 매각 가치는 계열사인 하이자산운용을 포함해 6천억 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초인수가격과 시장 예상치 사이에 5천억 원 이상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7천145억 원, 매출액은 약 9천100억 원이다. 

이에 앞서 KB금융에 약 1조원에 매각된 현대증권의 경우 시장 예상보다 높게 팔렸지만 하이투자증권과는 사정이 다르다. 현대증권은 자기자본이 3조3천19억 원에 달하는 대형IB(투자은행)로 탄탄한 영업망을 갖춘 것이 몸값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중소형사인 하이투자증권은 뚜렷한 강점이 없기 때문에 최초취득가격인 1조 원대에 매각되기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메리츠종금증권 등이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적극적인 의사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은 2020년 이전에 충분히 자기자본 3조원을 넘겨 종합금융투자회사로 가는데 무리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하이증권 인수에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손상차손을 피하기 위해 시장 예상 가격보다 높게 매각해야 하는데 마땅한 매수자가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며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중공업과 KEB하나은행이 노조의 반발과 시장상황을 딛고 하이투자증권 연내 매각에 성공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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