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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뿔났다-자동차] 재도색 수입차, 증거 들이대야 '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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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뿔났다-자동차] 재도색 수입차, 증거 들이대야 '실토'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6.08.0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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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창간 10주년을 맞아 소비자와 기업 간 신뢰회복을 위한 [소비자와 기업, 아름다운 동반자] 캠페인에 나섰다. 소비자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점을 짚어주고 일선에서 기업이 겪는 고충,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변화해야 할 규정과 제도 등을 살펴 소비자와 기업의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키 위한 방안이다.

이번 캠페인은 소비자 민원이 집중되는 식품/유통, 통신, 자동차, 전자 등 주요 소비 제품을 대상으로 ① 소비자가 뿔났다 ② 기업도 괴로워 ③ 당국은 팔짱만 끼고 있나 ④ 앞서가는 기업들, 4개의 주제로 나눠 진행된다. [편집자 주]

긴 운송기간 중 하자가 발생한 차를 국내 PDI(출고 전 차량 점검)센터에서 보수한 뒤 아무런 통보없이 소비자에게 인도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법이 개정돼 시행된지 2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차량운송 중 발생한 기스나 흠집을 가리기 위해 PDI센터에서 재도색이나 차량덴트 등의 보수 내용을 소비자에게 공개하지 않는 일들이 비일비재한 형국이다.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위 모(남)씨는 포드 토러스 에코부스터 수리를 맡기기 위해 처음으로 AS센터에 입고했고 운전석 도어부분을 재도색한 적이 있냐는 연락을 받았다. 포드 고객만족센터에 확인을 요청하자 "전산에는 이 차량에 대한 도색 이력이 잡히지 않아 확인이 힘들다"며 엔진오일교환권 및 차후 생활 흠집 발생시 도색관련 정비를 무상으로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위 씨는 "차량 판매전 PDI센터에서 도색 후 신차로 속여 판매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기막혀 했다.

폭스바겐 CC 2.0TDI 4모션 차량 구입한 충남 홍성군에 사는 이 모(남)씨는 조수석 뒷쪽 범퍼 하단의 클리어코팅이 벗겨진 걸 발견했다. 회사 측으로 문의하자 PDI센터에서 출고 전 도색을 했음을 인정하며 범퍼 재도색 및 오일 교환을 해주겠다고 했다. 이 씨는 "수 천만원대 새 차를 사면서 재도색한 차량을 받고 싶은 사람은 한명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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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한 수입차 PDI센터 모습.

PDI(Pre-Delivery Inspection)는 ‘배송 전 검사’란 뜻으로 PDI센터는 항구에 도착한 수입차를 보관 및 점검하는 장소를 말한다. 수입차는 해외에서 대부분 선박을 통해 국내로 수입된다. 때문에 모든 수입차는 PDI센터를 거치게 되어 있다.

평택항에는 각각의 수입차 브랜드 별로 PDI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딜러사들에게 보내기 전에 운반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확인하고 조립불량 등을 미리 점검한다. 배를 타고 장시간 오기 때문에 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하자를 다시 점검하는데 주로 외관 위주의 점검이 이뤄진다. 

장기간 바다 위를 지나오면서 염분에 노출되기 때문에 세척작업은 필수로 진행되며 도장, 광택 등의 작업도 한다. 네비게이션 또는 후방감지 센서를 장착하기도 한다.  

PDI센터에서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검정색을 비롯한 유색 차량들은 운송과정에서 흠집이 많이 난 상태로 입고되기도 한다. 거의 99% 이상 광택작업 및 세차를 하고, 차를 옮기다가 부딪혀서 흠집이 나면 덴트나 부분 재도색을 하고 출고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PDI센터에서 이뤄지는 보수내용이 소비자에게 고지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보수내용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로써는 어느 부분에 대한 보수가 이뤄졌는지 알 수가 없다. 제 값을 다 주고 신차를 구매했음에도 재도색  차량이 자신의 소유가 될 수 있다. 이른바 복불복인 셈이다. 사고나 고장 때문에 수리를 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 피해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2014년부터 자동차 관리법이 개정돼 'PDI센터에서 수리 시 고지의무'가 추가됐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수리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데다 신고의 주체인 소비자가 이러한 법령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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