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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펄프' 휴지인데 왜 '무형광' 표시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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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펄프' 휴지인데 왜 '무형광' 표시 없지?
  • 조지윤 기자 jujunn@csnews.co.kr
  • 승인 2016.12.1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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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반여동에 사는 이 모(여)씨는 최근 오픈마켓에서 ‘100% 순수 천연펄프’가 사용됐다는 두루마리 휴지를 구입했다. 형광물질과 향이 없으며 잉크도 들어있지 않은 위생적인 제품이라는 상품설명에 주문을 결정했다는 이 씨. 하지만 제품을 받아보고 나서 의구심이 들었다. ‘무향·무잉크’인 것은 제품 겉면에 표기돼있었지만 ‘무형광’이란 표시는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유해물질인 형광증백제가 없는 ‘무형광’ 제품임을 강조하며 판매되고 있는 두루마리 휴지에 대해 정말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인지 의구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판매 당시 안내사항에는 ‘무형광·무향·무잉크’의 순수 천연펄프 제품임을 고지하고 있지만 실제 제품을 받아보면 ‘무형광’이라는 표기는 빠져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혼란은 ‘천연펄프’의 개념에 대해 소비자들이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천연펄프로 만든 화장지는 형광물질이 첨가되지 않은 처음 사용하는 원료로 만든 제품이다. 반면 ‘재생펄프’로 만든 화장지는 재생원료를 사용해 만든 제품으로 형광물질이 들어있을 수 있다.

보통 종이를 만들 때 형광색소를 첨가해 백색으로 보이도록 하는데 이때 들어가는 형광증백제가 바로 발암물질이다. 천연펄프에는 이 형광물질이 들어가지 않지만 재생펄프는 색상을 하얗게 만들기 위해 형광증백제가 들어가게 되는 것.

따라서 ‘100% 천연펄프’, ‘순수 천연펄프’ 등으로 표기된 천연펄프를 사용한 제품이라면 형광증백제 포함 여부에 대해 안심해도 좋다는 게 유한킴벌리, 깨끗한나라, 쌍용C&B, 미래생활, 모나리자 등 관련 업체들 입장이다.

제조업체 관계자는 “재생펄프를 사용한 화장지의 경우 신문, 잡지, 복사지 등을 재활용한 재생원료에 묻어있던 형광물질이 검출되기도 한다”며 “화장지 제조공정 상에서는 형광증백제를 별도로 첨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생펄프를 사용한 화장지라도 인체에 직접적인 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유럽,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환경보호 및 자원절약을 위해 재생원료 화장지 사용을 권장하고 있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제품의 형광물질 포함 여부를 확인하고 싶다면 어두운 곳에서 블랙라이트를 비춰보면 알 수 있다. 형광물질이 포함된 제품은 블랙라이트에 반응해 푸른 빛을 발하게 된다.

블로그나 카페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요오드를 떨어뜨린 후 푸른 색으로 변하면 형광물질이 포함된 제품’이라는 실험방법은 적절치 않다는 게 업체 측 입장이다. 제품에 포함된 녹말 성분이 요오드에 반응하면서 파랗게 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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