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순실(본명 최서원)씨가 증언을 전면 거부했다.
“특검을 믿지 못하겠다”며 “증언 거부 밖에 방법이 없다”고 주장한 것인데, 핵심 증인이었던 최 씨가 증언을 거부하며 특검이 이 부회장 혐의 입증에 암초를 맞닥뜨렸다는 관측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7형사부(부장판사 김진동)가 26일 이 부회장에 대한 공판(2017고합194)을 속행한 가운데 이날 오전 ‘국정농단 사건’의 중심 인물인 최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러나 최 씨는 이 날 “나오라니까 나왔다”며 “애초에는 이 부회장 재판에 나와 전부 진술하려 했는데 특검 측이 내 딸 정유라를 먼저 데려가 심문한 뒤 딸을 제 2의 장시호로 만들어 나를 압박하려 한다”며 “모든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특검 측이 재판에서 이 부회장의 혐의를 입증하려면 최 씨의 증언이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이 날 최 씨가 증언을 거부하며 특검 측은 재판에서 혐의 입증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최 씨는 이날 “자진출석하려 했는데 특검이 구인장을 발부해 당황스럽다”며 정유라에 이어 자신까지 특검 측이 무리하게 재판에 끌고 나왔다는 뉘앙스의 주장을 계속 풍겼다.
최 씨의 진술 거부에 따라 오전 재판은 삼성 측의 반대심문 없이 빠르게 종료됐다. 재판부는 오후에 재개정을 한다는 방침이지만 최 씨가 지속 진술 거부로만 일관할 경우 오후 재판도 빨리 종료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특검은 최근 재판에서 이 부회장 뇌물 혐의의 핵심 물적 증거의 입수 경위 등에 대해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근래 공개된 청와대 캐비닛 문건을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이에 따라 8월 초로 예정됐던 이 부회장 결심 공판은 다소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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