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은 다른 스마트폰과 달리 파손 시 수리비 보험 청구액에 상한선이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자기부담금 비율도 타 스마트폰보다 5~10% 포인트 이상 높아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과한 부담을 지고 있다.

이를 놓고 아이폰 사용자들은 차별이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지만, 통신업계나 금융당국 등은 아이폰의 보험금 지급률이 타 스마트폰의 3배에 달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시 서구에 거주하는 박 모(여)씨는 최근 아이폰7 액정 및 메인보드 등이 파손돼 리퍼(Refurbished) 단말기로 기기 전체 교체 수리를 진행했다. 그 후 LG유플러스 폰케어플러스 고객센터에 보상을 신청했다가 깜짝 놀랐다.

일정한 자기부담금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은 알았지만 보상 한도가 1회 당 25만 원으로 정해져 있어, 리퍼 단말기 교체 비용인 41만8천 원에 한참 못 미쳤던 것. 결국 박 씨는 30%인 자기부담금 7만5천 원 및 보상가 차액 16만8천 원 등 총 24만3천 원을 부담하고 나머지만 보험 처리할 수 있었다.

박 씨는 “아이폰이 아닌 스마트폰은 보상 상한액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아이폰만 보상 상한액을 설정한 것은 부당하다”고 통신사에 항의했다.

LG유플러스를 비롯한 통신 3사는 2015년과 2016년 사이 보험 약관 등을 개정해 아이폰 가입자의 자기부담금 비율을 인상하고 수리 보상 상한액도 설정했다.

상한액은 업체별로 ▲SK텔레콤 25만 원 ▲KT 30만 원 ▲LG유플러스 25만 원이다. 수리 보상 상한액은 액정 교체나 배터리 교체 등 부분 수리가 아닌 리퍼 단말기 전체 교체 시에만 적용된다.

자기부담금 비율은 SK텔레콤의 경우 아이폰 30%, 타 스마트폰 25%다. 즉 10만 원의 수리비용이 발생할 경우 아이폰 사용자는 3만 원, 아이폰이 아닌 경우 2만5천 원만 부담하면 된다는 것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아이폰 30%, 다른 모델들은 20%로 비율이 더 벌어진다.

업계 등에서는 다른 스마트폰과 달리 단말기 전체 교체 등으로 아이폰 보험금 지급손해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상한선이 설정됐다고 설명한다. 다른 스마트폰의 보험금 지급 손해율이 50%선인데 비해 아이폰은 150%나 된다는 것이다.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이 많기 때문에 상한선을 둬 지급액을 제한하고, 자기부담금도 높게 책정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과거 아이폰 등 특정 스마트폰에 보험금 지급 비중이 과중하게 쏠렸는데 이를 방치할 경우 타 기종을 가진 가입자에 대한 역차별 우려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도 지난해 아이폰과 비(非) 아이폰 사용자의 보험료가 차이가 없어 사실상 다른 휴대전화 가입자가 아이폰 수리비를 대신 내주고 있다며 통신사와 보험업계 등에 시정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만약 아이폰도 대부분 분해 수리가 가능했거나 수리비용이 과중하지 않았다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통신사나 보험사 보다는 수리서비스를 제한하고 수리비를 과도하게 매긴 제조사 애플 등에 귀책사유가 있다고 본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