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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눈치보기 리포트 여전... 교보 '매수' 98.6%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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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눈치보기 리포트 여전... 교보 '매수' 98.6% 최다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8.01.1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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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매수(BUY)' 위주 투자 의견 제시 관행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증권(대표 김해준)의 경우 매수 의견이 98.6%를 차지했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목표주가를 현실성 있게 제시하자는 차원에서 '목표주가 괴리율 제도'를 도입하고 증권사 리서치 관행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개선에 나섰다. 그럼에도 지난해 증권사에서 발행된 개별기업 리포트의 80~90%는 여전히 '매수' 의견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난해 국내 증시 상승세와 맞물려 주가가 상승하면서 투자 의견 역시 긍정적으로 제시됐고 의도적으로 매수 의견을 줄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0대 증권사 중에서는 교보증권이 지난해 발행한 리포트의 98.6%에서 매수 의견을 제시해 가장 높았다. 이어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 키움증권(대표 권용원)도 매수 의견이 95% 이상을 차지했다.

조사대상 증권사 중 키움증권과 하나금융투자(대표 이진국), 대신증권(대표 나재철), 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를 제외하면 매도(Sell) 의견은 단 한 건도 없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지난해 발행한 리포트의 98.6%에서 매수 의견을, 1.4%는 보유(Hold) 의견을 제시하며 조사대상 증권사 중에서 매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전년 대비해서도 매수 비중이 0.2% 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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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 측은 "경쟁사에 비해 리서치센터 규모가 작아 발행되는 리포트 수가 많지 않고 대기업 상장사보다는 스몰캡 위주로 성장기업을 다루다보니 매수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지난해 발행한 리포트 중 96.1%에서 매수 의견을 제시하며 매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키움증권도 매수 비중은 95.2%에 달하며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년 대비 매수 비중이 가장 크게 오른 증권사는 유안타증권(대표 서명석·황웨이청)이었다. 지난해 유안타증권에서 발행한 리포트 중에서 매수 의견은 87.6%를 차지하며 평균치에 가까웠지만 전년 대비 매수 비중이 17.2% 포인트 상승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개별 리포트에 대한 투자의견 제시는 리포트를 작성하는 애널리스트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애널리스트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면서 "지난해 시황이 좋아 매수 비중이 늘어난 것일뿐 회사나 리서치센터 차원에서 간섭할 수 없다"고 전했다. 

반면 DB금융투자(대표 고원종)와 KB증권(대표 윤경은·전병조)은 지난해 발행된 리포트 매수 비중이 70% 내외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두 증권사는 매도(Sell) 의견은 없었지만 보유(Hold) 의견이 3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았다. 특히 KB증권은 전년 대비 매수 의견 비중이 15.9% 포인트 감소하면서 주목 받았다.

KB증권 측은 지난해 통합법인 출범 후 부임한 JP모건 출신 서영호 현 리서치센터장을 중심으로 다른 애널리스트들 간 협업 리포트를 발행하고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의 괴리율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리포트 신뢰성 회복과 품질 강화에 나선 결과라는 입장이다.

KB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목표가와 현재주가간 괴리율이 적정선을 벗어날 경우 해당 애널리스트에게 통보하는 '괴리율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균형있는 투자의견 분배를 위해 일정수준 이상 매수 의견을 내지 않도록 투자의견 비중을 성과 평가에 반영하도록 했다. 이 외에도 내부 검수팀을 두어 리서치 자료 발간 과정에서 컴플라이언스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리서치 심의 위원회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16년 말 기준 87.7%에 달했던 매수 비중은 지난해 말 71.8%로 급감했고 반대로 보유(Hold) 비중은 같은 기간 12.3%에서 28.2%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리서치센터의 독립성 보장과 사실상 갑을관계인 상장사와 리서치센터와의 관계를 고려하자면 매수 비중을 의도적으로 낮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이러한 조건이 선행되지 않고는 매수 위주의 리포트 발행 관행은 사라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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