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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 꾀하는 화학3사...한화 '태양광', LG '이차전지', 롯데 '석유화학'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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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 꾀하는 화학3사...한화 '태양광', LG '이차전지', 롯데 '석유화학' 집중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9.12.3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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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케미칼과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국내 석유화학 3사가 각기 다른 미래전략을 펼치면서 사업포트폴리오에서 색깔을 달리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LG화학은 이차전지 등 신성장동력을 키우는 데 열중하는 반면, 롯데케미칼은 전통적인 석유화학 사업에 열중하고 있다. 내년에도 이러한 기조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 한화케미칼 태양광 투자로 포트폴리오 다변화..한화큐셀과 합병해 태양광 수직 계열화 완성

한화케미칼 태양광 부문 분기별 실적동향.png
한화케미칼(대표 이구영)은 전통적인 석유화학 업종에서 벗어나 태양광이라는 신사업 투자에 따른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을 추진했다. 한화케미칼은 자회사 한화큐셀이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에 북미 최대 태양광발전 모듈 공장을 완공하는 등 미국, 유럽 등지에 태양광을 집중 설치해 왔다.

이러한 투자결과 올해 한화케미칼 태양광 부문은 사상최대 실적을 쓸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만 해도 400억 원대 적자를 낸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부문 실적은 올 3분기 656억 원의 흑자를 냈다. 9월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472억 원에 이른다. 현재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부문 매출은 전 사업부문 중 최고로 높다. 한화케미칼의 3분기 기준 각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은 원료 32%, 가공 8%, 태양광 46% 등이다.

한화케미칼은 내년 1월 1일부로 한화큐셀과 합병해 한화솔루션이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 한다. 핵심 사업인 화학과 신성장 사업인 태양광과 첨단소재를 통합함으로써 경영 효율화를 통한 시너지를 제고한다는 복안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부사장이 한화큐셀의 태양광 부문을 주력사업으로 이끌어 온 만큼 이번 합병으로 태양광 에너지의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 등 소재 사업부터 태양광 패널 제작과 판매 등 태양광 사업까지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면서 공격적인 사업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최근 내놓은 '2019년 3분기 태양광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태양광 수요는 전년보다 15% 이상, 독일·스페인·프랑스 등 주요 유럽 국가의 수요는 10% 이상 증가해 올해 태양광시장은 125GW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개도국 수요 증가로 올해 대비 10GW 이상 증가한 135∼150GW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자체적인 태양광 사업 통합 합병과 업황까지 받쳐주면서 내년 태양광 사업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화큐셀과 합병으로 석유화학 사업과 태양광 사업을 통합해 고객에게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할 예정"이라며 말했다.

◆ LG화학 신성장동력 이차전지 집중...국내 금융기관 지원받고 내년 대대적 투자 감행

lg화학 이차전지 연간 매출 동ㅎ야.png
LG화학(대표 신학철) 역시 신성장동력인 이차전지에 집중하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11월 직원들과 소통의 장인 ‘CEO 스피크업 테이블’에서 “전기차 배터리 분야 수주에서만 매출이 발생해도 1년에 30조 원의 매출이 나올 것”이라고 밝히는 등 이차전지 사업은 LG화학의 승부수라 할 수 있다. LG화학의 이차전지 사업 매출액은 2015년 3조 원대에서 올해 8조 원 이상이 예상되는 등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3분기 LG화학 이차전지 부문은 매출 2조 2102억 원, 영업이익 712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LG화학은 최근 미국 1위 완성차 업체인 GM과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단계적으로 양사가 총 2조7000억 원을 투자해 30GWh(기가와트시)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세계 3대 전기차 시장(미국, 중국, 유럽)과 한국에 4각 생산체제를 갖췄다.

현재 LG화학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은 약 70GWh 수준이다. LG화학은 2020년까지 약 100GWh로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대규모 수주 물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양산 능력을 확보해 2024년 전체 배터리 사업에서 매출 30조 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회사 내 중요인력들이 2차전지 부분으로 집중 배치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금융기관의 지원도 이뤼지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2월 10일 금융위원회와 산업-금융 협력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금융기관은 2024년까지 LG화학의 2차전지 글로벌 투자 자금 중 50억 달러(6조 원)를 신속 지원키로 했다. LG화학은 이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 내년부터 퀀텀 점프가 예상되는 2차전지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의 이차전지 실적은 LG화학이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과감한 투자와 집념으로 이뤄낸 결실이지만 아직도 태동단계에 불과하다"며 "금융권 지원이 적기에 이뤄져 내년에도 이차전지 생산확대와 기술력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 롯데케미칼 전통적 석유화학 사업 집중...롯데첨단소재와 합병으로 화학사업 경쟁력 증진

롯데케미칼 연간 경영실적.png

롯데케미칼(대표 임병연)은 한화케미칼, LG화학과는 달리 전통적인 석유화학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수처리 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올해 개시했지만 수익을 내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신성장동력이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3월 미국 ECC(에탄크래커) 완공을 시작으로 여수 PC(폴리카보네이트) 증설, 울산 메타자일렌 및 PIA(고순도이소프탈산) 증설, 현대케미칼과 HPC 합작, GS에너지 합작 신규사업 등을 진행했다. 모두 화학부문 생산능력 확대, 원료 다변화와 지역 거점 강화, 고부가 제품 판매 강화, 성장국가 공략 등 화학부문 강화를 위한 투자들이었다.

롯데케미칼이 생산하는 올레핀·아로마틱 계열의 화학 제품들은 글로벌 시황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한다는 특성이 있다. 2015~2017년 공급 부족으로 수혜를 입었던 롯데케미칼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조정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올해 실적도 증권가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매출 15조3685억 원, 영업이익 1조1174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7%, 영업이익은 40.5% 감소하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돌파구 마련을 위해 롯데첨단소재와의 합병을 결정했다. 롯데케미칼은 내년 1월 롯데첨단소재와 합병해 석유화학 기초소재 범용제품과 스페셜티(고강도 플라스틱 등) 등 첨단소재 제품군을 강화할 방침이다. 롯데첨단소재는 스페셜티 소재 분야에서 전문적인 기술과 다양한 제품을 보유한 기업이다. 연간 ABS(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타이렌) 67만톤, PC(폴리카보네이트) 24만톤, EPS(기능성 스티로폼) 8만톤, 인조대리석 97만매, 이스톤 32만매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 매출 50조 원, 세계 7위 석유화학 기업 도약이 목표다. 목표 달성을 위해 인수합병 및 공장 투자를 내년 활발하게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초대형 화학사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내건 만큼 M&A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화학업종이 아닌 기업의 인수합병은 고려하지 않고 있을 정도로 석유화학 업종에 내년에도 집중한다.

올해 실적은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좋지 않았으나 내년에는 기초소재사업 대표와 첨단소재사업 대표체제로 개편하면서 사업포트폴리오를 단단히 구축하고, 원료구매처를 다변화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타사들과 달리 석유화학 업종에 집중하고 있다"며 "롯데첨단소재 흡수합병으로 화학산업 관련 지배구조를 개선해 효율성을 높이고 화학산업 구조의 고도화 및 규모 경제 실현 등을 통해 화학사업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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