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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고가 외제차 믿고샀다가 '코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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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고가 외제차 믿고샀다가 '코꿴다'
녹슬고… 엔진 떨림… 주행중 시동 꺼짐… A/S 하세월
  • 백상진 기자, 박성규 인턴기자 psjin@consumernews.co.kr
  • 승인 2007.11.27 0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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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포드, 푸조 등 세계적인 브랜드를 자랑하는 고급 외제차들이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를 넘나드는 이들 차량의 신차 품질에 크고 작은 하자가 적지 않게 발생하는데다가 애프터서비스(A/S)마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부품에 녹이 슬고 도색이 변질되는 단순한 결함에서부터 엔진이 떨리고, 잡소리가 나고, 주행중 시동이 꺼지고, 갑자기 속도가 떨어지는 중대 결함까지 모두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차량에 문제가 발생해도 수리를 받기가 쉽지 않다. 전국에 A/S센터가 많지 않고 자체 솔루션을 갖추고 있지 않다보니 차량 연료비와 시간을 많이 뺏기고, 수리가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탓이다.

A/S시스템상 차량에 결함이나 하자가 발생하면 외국 본사에 보고해 답변을 받아 수리여부를 결정하는데, 그 기간이 최소한 한 달 이상 걸린다. 

본사에서 답변이 와도 부품을 확보하지 못하면 수리를 받기도 힘든 실정이다. 심지어 자동차를 판매하는 딜러들이 반품된 차량을 새 차로 재판매하는 부도덕한 상행위도 벌이고 있다.

브랜드와 가치 등을 믿고 힘들게 구입했다가 피해를 당해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제보한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한다.  

#사례1=소비자 염 모(33·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씨는 지난 6월 20일 도이치모터스를 통해 BMW 320 차량을 출고받았다.

BMW라는 가치와 메커닉에 반해 주행을 하던중 약 한 달이 지나기도 전에 시동이 꺼지는 현상을 경험했다. 

담당딜러와 어드바이저는 고급휘발유의 문제라며 차를 입고시키라고 했다. 어이가 없었다. 

이 후에 2~3차례 시동꺼짐 현상이 재발했다. 이번엔 프로그램 업데이트 문제라고 했다. 

문제는 계속 나타났다. 엔진룸에서 덜덜거리는 소비, 귀뚜라미 우는 듯한 소리, 밸브마찰 소리 등으로 지금까지 만 5개월동안 서울 동대문서비스센터에 10번 들어갔다.

염 씨는 그냥 운이 없는 사람인가보다 생각했는데, 인터넷을 조회해보니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도이치모터스 측은 “원칙이나 법리적인 해석으로는 보상할 수 없다”며 문제가 나타날 때마다 고쳐 타야 한다는 뉘앙스로 설득했다.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염 씨는 바쁜 시간을 내서 차를 입고하고 찾아오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 정신과 치료까지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염 씨는 “회사측의 성의없는 대응과 정확한 솔루션 하나 없이 고객을 힘빠지게 하는 BMW코리아와 도이치모터스는 각성해야 한다”며 “이제 주차장에 있는 차만 보아도 뒷목이 뻣뻣해질 정도”라고 주장했다.

#사례2=소비자 공 모(39·경기도 김포시 감정동) 씨는 지난 9월 20일 수입자동차인 포드의 ‘익스플로러’를 구입했다. 

같은 사양의 중고차를 구매하려고 마음먹고 있다가 계약을 한 딜러가 중고차 구입 시 문제가 발생하면 수리받기 어렵다는 말을 듣고 마음을 바꿔 신차를 구입 한 것이다. 

10월 초에 차량을 인도받았다. 그러나 차량에서 엔진소리와는 별도로 모터가 돌아가는 듯한 이상한 소리다 났다. 딜러에게 물어봤지만 딜러도 명쾌한 답을 주지는 못했다. 공 씨도 찜찜했지만 원래 차량에서 나는 소리라 생각하고 일단 넘어갔다. 

며칠 후 딜러가 고객서비스 만족 차원으로 방문했다. 공 씨는 계속되는 이상한 소리에 대해 지적했고, 이에 딜러는 “서비스 센터를 한 번 방문해 보시라”고 말했다. 

10월 20일 차량 구입 시 책자에 나와 있는 지정 정비소를 찾았다. 정비소 직원은 차량을 살피더니 “차량의 결함인 것 같다. 다음에 외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라”고 권했고, 같은 달 25일 방문하기로 예약을 하고 돌아왔다. 

24일 포드본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전화를 한 직원은 “차를 타시는 데 문제가 없느냐”고 물었다. 차에 이상소리에 대해 불만을 얘기하자, 직원은 “담담 부장님께서 전화를 주실 것이다”라고 답했지만 전화는 없었다. 

직접 담담 부장에게 전화를 걸어서 따지자 부장은 “애프터서비스(A/S)를 받으시라”고 말했다. 

다음 날 예약시간에 맞춰 정비소를 찾았다. 정비소 직원은 문제를 찾기 위해 한 시간가량 차를 주행하고 돌아왔다. 

주행을 마치고 돌아온 직원은 “차량 떨림 현상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상 소리에 대해서는 원인을 잘 모르겠다”며 “본사에 가서 확인해보라”고 말했다. 

공 씨는 “일부러 문제없는 신차를 산 것인데 차량인도 후부터 결함이 생겼다. 그런데도 차량교환도 안 되고 그 간의 정신적, 물질적 피해보상도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선인자동차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공방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내용을 확인하고 조치를 취하겠지만 답변은 소비자에게 직접 드리겠다”고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밝혔다. 

#사례3=소비자 임 모(30·경기도 안산시 수암동) 씨는 지난 6월 서울 잠실 석촌호수 옆 한불모터스 매장에서 푸조 207을 구입했다. 

받을 때부터 나사와 볼트에 약간의 녹이 슬어있었고, 7월 중순 쯤 되자 차량의 도색이 변질되기 시작했다. 엔진룸쪽엔 흙탕물까지 있었다.

일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다가 10월 11일 클레임을 제기했다. 새 차를 도색할 경우 차 값이 떨어지는데다가 또 색이 변질될지 몰라 근본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한달 쯤 뒤에 한불모터스측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간단한 것은 해결해줬지만 변색은 패킹고무재질을 구하지 못해 아직까지 A/S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앞서 임 씨는 지난 6월 ‘사고차’를 구입해 교환받기도 했다. 또 과천 서비스센터에 갔다가 자신이 반품했던 차를 어떤 여성고객이 구입해 타고다니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기도 했다.

그는 “207의 경우 주행중 시동이 꺼지거나 속도가 갑자기 줄어 운전자가 위험한 순간에 처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며 "A/S와 딜러들의 문제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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