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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리서치 자료 유료화 속도 붙나?...NH·한투·삼성증권 등 '분석자료 판매업' 등록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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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리서치 자료 유료화 속도 붙나?...NH·한투·삼성증권 등 '분석자료 판매업' 등록 잇달아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0.04.24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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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회사들이 잇달아 부수업무에 '조사분석자료 판매업무'를 추가등록하면서 그동안 사실상 공짜로 유통되던 리서치 자료의 '유료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 뿐만 아니라 일부 운용사와 투자자문사들도 유료화 대열에 합류하면서 리서치 자료를 무료로 주던 관행에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유료화가 정착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해 2월 중순 '조사분석 자료 판매 업무'를 부수업무로 등록했다. 운용 및 투자자문사 중에서는 마이스터투자자문과 발벡케이피엘자산운용이 이 달 들어 각각 자사 분석자료 제공 업무를 부수업무로 등록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메리츠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흥국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조사분석자료 판매 업무를 부수업무로 등록했다. 부수업무로 등록한 회사들은 바로 유료화를 실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업계 흐름을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유료화 작업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분석 자료에 대한 유료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은 증권사 리서치센터 자료가 무분별하게 무단 배포되면서 저작물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현재 다수 증권사들은 자사 분석자료를 자사 고객 또는 유료 배포 계약을 맺은 투자정보업체에 제공하고 있지만 다양한 유통 경로를 통해 자사 자료가 무단 배포되고 있다고 보고 부수업무로 등록해 유료 판매도 적극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일부 증권사는 자사 리서치센터에서 발간한 분석 자료를 무단으로 유료 판매한 투자정보업체를 대상으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수 차례 공문을 보내 리포트 사용 중지를 요청했지만 시정되지 않았고 저작권자인 자사 허락 없이 영리 목적으로 판매되는 것까지는 지켜볼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리서치센터 자료 유료화가 장기적으로는 리서치센터의 독립성 강화와 조사분석자료의 전문성 강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직까지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수익을 가져다주기보다는 비용을 지출하는 부서로 인식되고 있다. 게다가 리서치센터가 개별 종목에 대한 분석 자료를 작성할 때도 자사 고객 기업일 경우 부정적 리포트를 쓰기 어려워 '매수' 위주의 리포트가 대량 생산돼 리서치센터가 대외적 비판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리서치센터가 생산한 자료를 유료화시켜 수익을 얻게 된다면 독립성 강화로 이어져 리서치센터에서 생산하는 자료의 경쟁력 강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리서치센터가 종목을 발굴하고 자문한 것을 바탕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상품이 판매돼 리서치센터가 운용보수 중 일부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수익을 거두고 있는 등 리서치센터의 수익 창출 가능성도 발견됐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현재 KTB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KB국민은행과 제휴를 맺고 리서치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글로벌4차산업1등주펀드'와 '중국1등주플러스펀드' 등 협업 상품은 지난해에도 수익률 30% 이상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자사 리서치센터에서 제공하는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랩운용실의 국내 및 해외운용 전문팀이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하나 온리원(Only One) 리서치랩'도 선보여 리서치센터와 타 부서간의 협업 모델을 구축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온리원 리서치랩은 자사 리서치센터에서 공표하는 자료들을 바탕으로 운용역이 종목을 선택해서 운용하는 상품으로 협업의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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