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 표기 의무 없다고...대형 온라인몰서 국산으로 둔갑한 중국산 마스크 판매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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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 표기 의무 없다고...대형 온라인몰서 국산으로 둔갑한 중국산 마스크 판매 기승
부당광고로만 제재 가능
  • 김경애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20.06.03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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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경기 광명시에 거주하는 김 모(여)씨는 지난 달 16일 티몬에서 국내 유명 Y사 제품으로 광고하는 일회용 마스크 50매를 4만9000원에 구매했다. 시중 판매가보다 두 배 이상 비쌌고 평점도 높아 별 의심 없이 주문했지만 받아 보니 중국산 마스크였다. 환불을 요청했으나 개봉했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김 씨는 "업체 측으로부터 환불이 어렵고 배송비 입금 시 반송만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며 속아 산 구매자들이 환불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 국내산 광고를 보고 구입한 중국산 마스크(위)와 포장 개봉을 이유로 반품을 거부한 내용.
▲ 국내산 광고를 보고 구입한 중국산 마스크(위)와 포장 개봉을 이유로 반품을 거부한 내용.
#사례2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최 모(여)씨도 지난 달 11번가에서 원산지가 국내로 표기된 마스크를 구입했다. 100매에 3만4000원으로 가격도 저렴했다. 국내산으로 광고했지만 물건을 받고 보니 중국산 마스크였다. 판매자 측은 환불 불가를 외쳤으나 11번가 측에서 다행히 조치를 취했다. 최 씨는 "문제를 제기하자 원산지 표기를 국산에서 중국산으로 바꿔놨다. 소비자를 우롱한 판매자에게 응당의 제재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분개했다.
최 씨가 구매할 당시에는 국내산으로 표기됐으나 얼마 뒤 중국으로 변경됐다.
최 씨가 구매할 당시에는 국내산으로 표기됐으나 얼마 뒤 중국으로 변경됐다.

#사례3 충북 진천군에 거주하는 윤 모(남)씨는 4월 24일 포털사이트 가격비교를 통해 들어간 R쇼핑몰에서 국내산으로 표기된 어린이 마스크 5매를 1만500원에 구매했다. 받고 보니 등록된 사진과 전혀 다른 상품이었고 포장지도 명백한 중국산이었다. 판매자에게 환불을 요구한 사이 사이트에서 원산지가 중국산으로 슬그머니 변경됐다. 윤 씨는 "중개 사이트인 네이버쇼핑은 책임 소관이 아니라고 했다. 판매자는 택배비를 입금해야만 반품이 가능하다고 한다"고 억울해 했다.
윤씨가 받은 마스크. 포장지에 중국어가 표기돼 있다.
구매 당시 국내산으로 표기됐던 상품은 얼마 뒤 원산지가 '중국'으로 변경됐다.
구매 당시 국내산으로 표기됐던 상품은 얼마 뒤 원산지가 '중국'으로 변경됐다.

오픈마켓에서 중국산 마스크를 국내 제조 상품으로 거짓 표시해 판매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허위광고를 문제로 짚어 환불을 요청하지만 판매 업체는 포장 훼손 등을 빌미로 외면하고 있다.

인건비 등의 문제로 유명 브랜드 제품마저 'made in china'는 이제 흔한 상황이 됐다. 하지만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 우한인만큼 감염예방을 위한 중요한 개인 위생용품이 중국산이라는데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과 거부감은  높을 수밖에 없다.

피해 소비자들은 "광고를 보고 국내산 마스크인줄 알고 구매했는데 받아보니 중국산이었다", "가격보다 중요한 게 어디서 만들어진 제품인지, 기능을 믿을 수 있는지 하는 문제인데 이런 속임수를 쓰는 판매자의 제품을 어떻게 믿겠느냐", "문제를 제기하자 원산지를 국산에서 중국산으로 슬그머니 바꿔놓고 오히려 반품 택배비를 요구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부당한 표시·광고 행위의 금지)에서는 사업자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가 잘못 알게 하는 등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법에 따라 광고 내용이 소비자의 상품 선택 오인성, 공정거래 저해성 등에 해당하는 경우 부당 광고로 간주돼 계약해제 요구가 가능하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중국산을 국산으로 보고 구매했다면 소비자는 구매 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제조국, 원산지 등에 대해 구체적인 규정(글자 크기, 화면상 노출 위치 등)이 없어 작은 글씨나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로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확답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국가기준표준원 발표에 따르면 공산품은 제품 겉면에 제조국을 표시해야 한다. 그러나 마스크는 전기생활용품안전법에 의거해 원산지 표기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결국 표기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가운데 원산지 표기 의무화 대상이 아닌 상품의 경우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오픈마켓은 플랫폼만을 제공하는 위치에서 수많은 상품을 모니터링해 사전 차단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호소한다. 문제가 지속되는 판매자에 대해서는 경고‧판매중지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티몬 관계자는 "일반 마스크는 쇼핑사이트에서 원산지 표기 의무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다만 당사 전자상거래법상에 의거해 판매자가 중요 정보를 명시하지 않은 이번 사례에 대해서는 업체 협의 후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네이버쇼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네이버쇼핑 측은 "가격비교 유입의 경우 플랫폼만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사이트의 정책 관리가 불가하다"면서도 "위생용품이라는 이유로 반품·환불을 거부하는 건 청약 철회 방해 행위이므로 상품페이지 수정을 요청했고 판매자도 계도한 상태"라고 말했다.

11번가 관계자는 "판매자 잘못이 분명한 경우 고객 피해가 없도록 바로 처리한다. 사후 모니터링만 담당하는 부서를 둘 정도로 철저히 보고 있으며 경고가 몇 번 쌓이면 판매 상품을 노출시키지 않는 패널티를 판매자에게 부가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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