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초구에 사는 조 모(남)씨는 지난해 12월 말 네스프레소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입한 커피머신을 단순 변심을 사유로 구입 당일 반품하고자 했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구매취소 의사를 전달했으나 이미 출고가 진행돼 취소가 불가하니 반품으로 진행하겠다는 안내를 받았다. 그러나 제품은 한 달 가까이 수거되지 않았고, 고객센터 연결도 좀처럼 되지 않았다. 조 씨는 "가까스로 닿은 전화에서 반품 회수를 독촉했으나 업체 측은 CJ대한통운 이외 택배사를 통해 착불로 보내는 방법은 인정하지 않는다며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어이없어 했다.
네슬레의 캡슐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Nespresso)가 배송 지연과 고객센터 불통에 따른 소비자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네스프레소에서 구매한 캡슐 커피와 커피머신기를 한 달이 넘도록 받지 못하고 있는데, 고객센터 연결도 안 되고 있다는 소비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사태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돼 벌써 두 달이 넘었다.
고객센터를 통해서만 진행할 수 있는 교환·반품·AS도 고객센터 연결 불가로 처리가 모두 지연되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네스프레소 측은 지정 배송사인 CJ대한통운 이외 다른 배송사를 통한 방법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내세워 원성을 샀다.
네스프레소 관계자는 "배송과 고객센터 정상화를 위해 대체 배송사 운영, 고객센터 인력 지속 충원과 전화문의 응대에 직원 집중 배치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고객센터 전화 연결이 어려운 소비자들은 네스프레소 공식 인스타그램 DM(Direct Message) 또는 고객센터 이메일로 문의 시 48시간 이내에 답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웃소싱사 소속의 네스프레소 고객센터 상담직원들이 업무 과중을 이기지 못하고 전환배치를 신청하거나 퇴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스프레소 고객센터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일 평균 20~30콜에 불과하던 고객센터 상담 콜수는 택배파업 사태 이후 50콜 이상으로 두배가량 늘었다. 100콜까지 들어온 날도 있었다고. 과중한 업무로 신입 직원은 물론 기존 직원들까지 하나 둘씩 퇴사했다.
이 관계자는 "1월 중순부터 업무 과중이 심각해지면서 콜센터 직원 절반가량이 퇴사해 신입 직원을 급하게 뽑았는데 10명 중 1~2명을 제외하고 또 다 나갔다. 주문 취소와 AS는 전화로만 접수되는데, 줄퇴사로 남은 직원들의 업무량이 다시 과중되는 악순화에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상황인데도 한국지사는 택배파업 관련 대책을 내놓지 않았고, 오히려 캡슐 가격을 인상하고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사태를 해결하려는 의지 자체가 없어보인다"고 지적했다.
네스프레소는 캡슐 유통기한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배송 지연으로 오래 기다려 받은 제품의 남은 유통기한이 2개월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네이버 카페, 블로그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캡슐을 받은 소비자들이 "배송 지연도 모자라 오래된 캡슐을 냈느냐"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불만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네스프레소 캡슐을 구매했다는 한 소비자는 네스프레소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캡슐 유통기한은 3개월도 아닌 1년인데, 최소 주문수량을 50개로 설정해놓고 두 달 남짓 남은 제품을 보내면 어쩌라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소비자는 "평균 4~5개월이 남아 있든 최소 2~3개월이 남아 있든, 주문 단계에서 남은 유통기한을 안내하는 문구를 추가해 소비자들에게 안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고에 쏟아부을 돈으로 상담사를 더 채용하고, 소비자들의 불만을 개선하는 데 보다 노력해야 한다는 게 소비자들의 지적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