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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로룩스코리아, 2년 연속 적자에 자본잠식...거액 배당 독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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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로룩스코리아, 2년 연속 적자에 자본잠식...거액 배당 독됐나?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2.04.15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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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프리미엄 가전 업체의 국내 법인인 일렉트로룩스코리아가 자본잠식에 빠졌다.

수익성 하락세 속에서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대거 배당한 뒤 2년 연속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탓이다.

이 회사 지분은 에이비일렉트로룩스(AB Eletrolux)가 100% 보유하고 있다. 배당금은 스웨덴 본사로 전액 보내진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렉트로룩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903억 원, 영업적자 53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3.1% 늘었지만, 영업적자는 크게 확대됐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가 2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낸 것은 2008년 감사보고서가 공시된 이후 처음이다.

적자가 이어지면서 일렉트로룩스코리아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가 -41억 원으로 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자본잠식은 적자 누적으로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가 되면서 납입자본금을 까먹는 지경에 이른 경우를 뜻한다. 이 회사의 자본금은 20억 원이다. 상장사의 경우라면 자본잠식률이 100% 이거나 2년 연속 50% 이상이면 상장이 폐지된다.

2년 연속 적자로 이익잉여금이 채워지지 않은 것도 원인이지만 일렉트로룩스코리아가 2020년 회계연도에서 82억 원의 배당을 실시한 것도 주요인으로 꼽힌다. 전년 말 잉여금의 70%에 해당하는 규모다.

배당 실시 후 자본총계는 116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줄었다. 당시 부채비율은 1000%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다.

수익성 지표가 해마다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의 배당이었다. 2017년 15%였던 영업이익률은 2018년 8.5%, 2019년 5.2%로 떨어졌다.

이후 2020년과 지난해 적자가 나면서 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2021년 회계연도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2017년도와 2018년도에는 각각 110억 원과 113억 원을 배당했다.

매출도 최근 5년간 정체된 상태다. 2018년을 제외하면 900억 원 안팎으로 큰 변화가 없다.

특히 지난해는 일렉트로룩스코리아가 소형가전에 이어 대형가전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성장을 이뤄 낼 것이라 자신했지만 눈에 띄는 매출 증가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매출 목표도 1000억 원이었으나 크게 미치지 못했다.

실적 부진 속에서 마케팅 전문가로 불리던 이신영 대표는 사임 후 지난 3월 다른 업계로 자리를 옮겼다.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일렉트로룩스코리아의 대표자리는 공석이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는 종합가전회사로 확장하기 위한 투자로 손실이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그간 소형가전에 집중하던 브랜드에서 식기세척기, 인덕션 등 대형가전을 포함한 종합가전사로 확장 중에 있다”며 “지난해에는 대형가전 제품 파트 펀더멘털 구축을 위해 많은 자원이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세계적인 공급망 이슈, 원자재값·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원가 상승 등으로 예상보다 많은 비용 지출이 이뤄졌다”며 “백화점 영업을 확대하고 올해 프리미엄 주방 후드, 오븐, 냉장고 등 신제품을 출시해 매출 성장을 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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