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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車 업계 '최악의 여름'...반도체 수급난 이어 노조 임단협까지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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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車 업계 '최악의 여름'...반도체 수급난 이어 노조 임단협까지 골머리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2.07.08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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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이 참...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인가도 싶고...답답합니다.”

최근 한 국산 완성차 업체 관계자를 만나 들은 하소연이다. 차량용 반도체 문제로 신차 출고대기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조와의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도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장기화도 각오한 분위기다.

비단 한 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올해 완성차 임단협은 현대자동차그룹, 르노코리아, 한국지엠 등 쌍용자동차를 제외한 대부분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 7일과 8일 임단협 4, 5차 연속 교섭을 가졌다. 노조는 변경 없이 ▲기본급 월 14만2300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 성과급 지급(약 1694만 원 규모) ▲부평2공장 등 전 공장에 대한 미래발전 방안 제시 등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부평2공장 미래발전 방안 제시다. 트랙스 등을 생산 중인 부평2공장은 앞서 생산량 감소와 누호화 문제로 11월까지만 가동하고 유휴 인력은 감축 없이 부평1공장, 창원공장에 배치하기로 했다. 노조는 부평 2공장을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생산 라인에 유치하자는 주장이다.

사측은 국내 전기차 생산 계획이 없는 상태다. 트레일블레이저와 내년 선보일 신형 CUV 출시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현재는 투자를 하고 있는 신형 CUV 성공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전기차 생산은 장기적 프로젝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노조 임단협 모습. 사진=한국지엠 노조
▲7일 한국지엠 노조 임단협 모습. 사진=한국지엠 노조
최근 3년간 무분규를 이어오던 현대차는 올해 상황이 달라졌다. 노동조합이 지난 7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사측의 요구안(기본급 8만9000원 인상, 성과급 200%+350만 원, 특별 격려금 50% 지급)에 추가 제시를 요구했다. 본교섭에서도 신규 인원 충원, 미래차 국내공장 신설, 정년 연장 등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오는 13일까지 본교섭과 실무교섭을 병행한 뒤 결렬 시 2차 쟁대위 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미 합법적 파업권을 가지고 있어 이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

르노코리아도 지난 7일 노조가 5차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지만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사측은 임단협 주기를 다년으로 바꾸는 대신 올해부터 3년간 매년 기본급 6만 원 인상, 성과급 지급 카드를 꺼냈지만 노조는 기본급 월 9만7472원 인상,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임급협상을 다년으로 변경하면 안정적인 경영 환경이 만들어져 향후 하이브리드 신차 프로젝트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해 국산 완성차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 등으로 차량 고객 인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기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출고대기만 1년을 넘어갈 정도다. 여기에 노조 임단협 문제까지 겹치면 고객의 기다림은 걷잡을 수 없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올해 완성차 업계 임단협 내용을 보면 일부 요구안이 사측의 수용 가능 범위를 넘어선 것 같다. 고용 안정을 위한 신공장 설립 등은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주장”이라면서 “이번 윤석열 정부는 전과 달리 친기업 성향이기 때문에 노조에 힘을 실어주기 어렵다. 노조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교섭은 장기전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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