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추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 단행 가능성이 높아 이로 인한 '한-미 금리차 역전 현상'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금리차 수준 자체로는 큰 의미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13일 오전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 근원인플레이션도 4%까지 가는 것은 경기와 관련없이 너무 높다"면서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되는 것을 막는 것이 우선적이기에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을 우선하게 되었다"고 배경을 밝혔다.
한은이 예측하는 물가 상승률에 대해서 이 총재는 올해 3분기 말이나 4분기 초를 정점으로 이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국제 경제가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예단할 수 없다는 언급하기도 했다.
예상 경제 성장률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지난 5월에 올해 2.7% 성장, 내년 2.4% 정도 성장을 예상했는데 그것보다는 다소 낮아질 것"이라며 "한은이 갖고 있는 베이스라인은 올해 2% 중반대 유지, 내년 2% 초반 유지로 생각하지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워낙 커 향후 2~3개월 지켜보면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내 추가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번 빅스텝이 예외적인 상황에서 결정된 것으로 향후 국제경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수 개월간 6%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3~4분기부터 낮아지는 모습을 가정하에 이번 50bp 인상으로 기대심리를 낮추려고 했던 것"이라며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거나 다른 방향으로 경기침체가 더 커지면 유연하게 대처해 방향성은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올 들어 큰 폭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시장에서는 연 2.75~3% 까지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이 총재는 이러한 예측에 대해 '합리적'이라고 언급했지만 주요 선진국 금리 수준을 감안해야한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이번에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했지만 미국이 7월 FOMC에서 추가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미 금리차 역전 가능성에 대해서 이 총재는 단순히 금리 수준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파급효과를 고려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금리역전 자체가 문제된다고 생각하진 않으며 신흥국으로의 파급 효과를 보고 판단해야하는데 과거에도 3차례 금리역전 사례가 있었다"면서 "어느 수준까지 감내할지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전체적인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고환율 문제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원화 뿐만 아니라 주요 기축통화들도 동일하게 절하되는 등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전세계적으로 자본이 빠져나가고 달러를 제외한 화폐가 절하되는 국면"이라며 "우리만 자본유츌이 되는 것인지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잘하고 있다면 상황이 다르다는 점도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