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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값 급등 위기인데 유동성 악화…동원F&B·농심 당좌비율 20%P 넘게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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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값 급등 위기인데 유동성 악화…동원F&B·농심 당좌비율 20%P 넘게 하락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2.08.1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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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값 급등 위기 속에 국내 10대 식품사들의 현금 유동성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오리온(대표 이승준)과 농심(각자대표 박준·이병학), 대상(대표 임정배) 3개사는 당좌비율이 100%를 상회하며 현금 동원력이 준수한 편으로 나타났다.

반면 SPC삼립(대표 황종현)과 CJ제일제당(각자대표 손경식·최은석),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 동원F&B(대표 김재옥), 롯데칠성음료(대표 박윤기), 풀무원(대표 이효율) 6개사는 평균보다 낮은 당좌비율을 기록했다.

특히 동원F&B는 당좌비율이 작년 상반기 말 대비 두 자릿수 비율로 크게 떨어지면서 유동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각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0대 식음료 기업들의 연결 기준 올 상반기 말 당좌자산은 총 10조2887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말 대비 12% 증가했고 같은 기간 유동부채는 총 14조863억 원으로 14.7% 늘었다.

기업의 단기 채무에 대한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당좌비율은 73%다. 당좌자산에 비해 유동부채가 더 많이 늘면서 지난해 상반기 말에 비해 1.8%포인트 하락했다.

당좌비율은 기업이 재고자산을 처분하지 않고 단기 부채를 갚을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다. 판매 과정을 거치지 않고 1년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인 당좌자산을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로 나눠 구한다. 당좌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유동성이 좋다고 볼 수 있다. 통상 100% 이상을 이상적으로 평가한다.
 

올 상반기 말 기준 가장 많은 당좌자산을 보유한 곳은 CJ제일제당이다. 지난해 상반기 말 대비 10.9% 늘어난 3조5961억 원을 기록했다. 오리온과 대상도 1조 원을 넘겼다.

다만 CJ제일제당은 유동부채가 6조4306억 원으로 당좌자산을 크게 상회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당좌비율이 평균(73%)보다 낮은 55.9%를 기록했다. 오리온과 대상이 당좌비율 100%를 넘긴 것과 상반된다.

당좌비율은 SPC삼립이 54.8%로 가장 낮았고 CJ제일제당이 뒤를 이었다. 하이트진로 57.5%, 동원F&B 62.9%, 롯데칠성음료 66.2%, 풀무원 69.5% 순으로 낮았다.

이와 반대로 오뚜기(각자대표 함영준·황성만)는 98.2%로 100%에 가까웠고 대상(105.2%)과 농심(140.9%), 오리온(217.7%)은 100%를 넘겼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단기채무 지급능력을 자랑했다.

10대 식품사 중 당좌자산과 당좌비율을 함께 개선한 곳은 오리온과 SPC삼립, 하이트진로, 풀무원, 오뚜기 5개사다.

특히 오리온은 지난해 상반기 말과 비교해 당좌자산과 당좌비율이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당좌자산은 58.4% 늘어난 1조462억 원, 당좌비율은 36.9%포인트 상승한 217.7%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안정적인 재무 건전성을 추구하다보니 단기채무 지급능력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동원F&B와 농심은 두 자릿수 비율로 당좌비율이 떨어졌다. 당좌자산 증가율에 비해 유동부채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서다. 동원F&B는 지난해 상반기 말 대비 28.6%포인트, 농심은 20.9%포인트 하락했다.

동원F&B 관계자는 "비유동부채였던 400억 원·1000억 원 회사채 2개가 오는 8월과 10월에 각각 만기되는데 유동부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부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특별히 유동성이 악화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농심 관계자는 "단기차입금 등으로 유동부채가 늘었고 이외 특별한 이슈는 없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식품업계는 치솟는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인건비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 악화를 지속 호소하고 있다.

실제 10대 식품사들의 올 상반기 매출원가율은 평균 71.2%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27%포인트 상승했고 영업이익률은 평균 6.8%로 0.4%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원가율은 전체 매출에서 원재료비·인건비·제조경비 등의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로, 영업활동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과 함께 수익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영업이익률은 높으면 높을수록, 매출원가율은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
 

매출원가율은 SPC삼립과 오뚜기, 하이트진로를 제외한 7개사가 상승했고 영업이익률은 CJ제일제당과 동원F&B, 대상, 농심 4개사가 하락했다.

오리온을 제외한 9개 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품가격 인상을 단행해 수익성 회복에 나섰으나 인상분이 생산비용을 충분히 상쇄하지 못하면서 수익성 하향이 불가피해졌다. 9년째 과자값을 동결해온 오리온도 원가상승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최근 가격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값 재인상을 검토하고 신제품 출시와 해외수출 확대로 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게 식품업체들의 전략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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