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롯손보는 2019년 한화손해보험과 SK텔레콤,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처스,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이 합작해 출범한 디지털 보험사다.
출범 당시 국내 자동차보험에서 아직 시도하지 않은 '퍼 마일(PER MILE)' 개념을 도입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퍼마일이란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일정 기간 실제 운행한 거리만큼만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는 상품을 뜻한다.
출범 2년간 원수보험료와 신계약건수 증가에도 지속 적자를 그리고 있는 당기순익 가운데 신생 디지털보험사까지 새롭게 등장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해야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캐롯손보의 원수보험료는 1392억 원으로 전년 동기 660억 원 대비 110.9% 증가했다.
캐롯손보의 원수보험료는 2020년 상반기 70억 원에서 지속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원수보험료는 보험회사가 계약자로부터 받아들인 보험료를 의미하며 매출 지표로 통한다.
신계약건수도 대거 늘어나고 있다. 출범 초기인 5만511건에서 지난해 상반기 30만967건으로 뛰었고 올해 상반기 54만7486건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4만6519건(81.9%) 늘었다.
보험금 지급액 등 발생 손해액을 경과보험료로 나눈 비율을 뜻하는 경과손해율 역시 올해 상반기 100%로 전년 98.4% 대비 1.6%포인트 상승했다. 보험업계는 7~80%를 적정손해율로 보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전체 손보사의 평균 경과손해율은 80%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캐롯손보는 자동차보험을 대신할 새로운 수익상품의 발굴과 올해 신규 출범한 신한EZ손해보험과 하반기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출범을 대비할 경쟁력 확보에 힘을 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그룹이 BNP파리바카티드손해보험을 자회사로 편입해 새롭게 출범한 신한EZ손해보험의 경우 자동차보험에 강점을 두고 있어 캐롯손보와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그릴 가능성이 높고 압도적인 잠재고객을 보유한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출범까지 더해진다면 점유율 하락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우려다.
캐롯손보는 지난 1일 글로벌 전략 투자 및 디지털 혁신 부문 전문가로 알려진 문효일 대표이사를 신규선임했다. 문 대표는 1993년 한화그룹 입사를 시작으로 다양한 부문의 전략투자 및 컨설팅을 담당해온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자본 확충을 위해 3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2020년에도 자본금 확보를 위해 1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었다. 연내 발행하게 될 유상증자는 1차 1750억 원를 확정 짓고 이후 2차 증자에 나설 계획이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연내 2차 증자는 어펄마캐피탈이 조성 중인 공동투자 펀드와 신규 잠재 투자자 및 기존 주주 추가 출자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