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는 꽤 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8월까지 509대가 판매됐다. 넉넉한 트렁크 공간과 개성 있는 체형, 또 볼보라는 떠오르는 수입차 시장의 강자 이미지를 업고 나름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외관은 구형과 비슷하다. 특히 전면은 세단인 S60과 판박이다. 엠블럼에 레이더를 탑재한 점, 후면 하단에 ‘Cross Country’를 엠보싱 처리한 점이 눈에 띈다. 이왕이면 글씨를 같은 블랙보다는 다르게 처리했으면 더 눈에 띄었을 것 같다. 이중 접합 유리도 새로 추가돼 정숙성을 올렸다.
수입차 중에서 흔치 않은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볼보가 300억 원을 투자해 만든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즐기기 편하다. V60 크로스컨트리에도 드디어 탑재됐다. 터치 반응도 빠르고 웬만한 설정은 ‘아리아’를 부르고 음성 인식으로 조종하면 돼 손이 편하다. 운전하다 노래를 듣고 싶을 때도 곡명이나 가수 이름만 말하면 바로 들을 수 있다.
왜건답게 실내공간도 아주 넉넉하다. 레그룸은 물론 성인 남성이 앉아도 헤드룸의 여유가 충분하다. 와이드 썬루프로 2열까지 트여 개방감도 갖췄다. 특히 에어밴트가 센터뿐 아니라 B필러에도 위치해 2열 탑승객도 충분히 고려했다는 인상을 준다.
시승시간이 짧아 전체적 파악은 어려웠지만 운전자 보조 시스템 작동은 조향이나 간격 조절 등을 빗길에서도 안정적으로 해주는 편이었다. 응답이 빠른 편은 아니지만 고속에서 운전자를 잡아주는 안정감도 뛰어나다. 차고가 높아 비포장 도로에서도 꽤 안정적인 주행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단 주행성능은 볼보 라인업 중 가장 아쉬운 편이다. 공차중량이 1850kg으로 XC60(1900kg)보다 가볍지만 날쌘 맛은 덜하다. 안정감은 있지만 빠르게 달리는 맛에 타는 모델은 아니라는 얘기다. 브레이크 페달도 조금 딱딱한 편이며 노면 진동 커버는 요즘 차치고는 조금 아쉬운 편이다.
V60 크로스컨트리 가격은 5530만 원(Plus), 6160만 원(Ultimate)이다. 왜건의 무덤이라 불릴 정도로 재미를 못 보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첨단 편의사양으로 무장한 V60이 어떤 결과를 낼지 기대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