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업계의 틈새시장으로 평가받는 지역주택조합에 집중한 전략이 성과를 내면서 자산건전성이 개선되고 수익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3년 300%를 훌쩍 넘던 부채비율이 지금은 100% 미만을 바라볼 정도로 좋아졌다. 같은 기간 총자산이 두 배 이상 증가해 건전성이 개선된 것.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9월말 기준 부채비율이 108.5%다. 지난해 말 128%에서 19.5%포인트 낮아졌다. 통상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면 우량 기업으로 평가된다.
올 들어 부채총계는 5.6% 줄었지만 자본총계는 11.5% 증가했다. 9월말 기준 총자산은 1조5497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9% 늘었다. 부채비율이 300%를 넘었던 2013년과 비교하면 7344억 원에서 111% 증가했다.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상위 30개 건설사 중 올 들어 부채비율이 낮아진 곳은 13개(43.3%)로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서희건설은 이들 기업 중 부채비율 하락 폭이 6번째로 크다. 30개 건설사의 부채비율 평균은 178%다.
2010년대 들어 재무구조개선 방안을 수립하고 틈새시장 공략도 본격화한 전략이 내실과 외형 양 측면에서 모두 성과를 내는 모습이다.
서희건설은 2008년 업계에서 선호하지 않던 지역주택조합사업에 진출해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조합사업이 중도에 무산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조합원 가입률을 사전에 따지고, 토지소유권을 95% 이상 확보한 현장에서 분양자 중도금 대출 승인까지 완료한 뒤에 공사를 시작하는 등 선별 수주전략을 펼쳤다.
부산 해운대백병원, 고대병원, 명성교회 등 특수건축 분야에서도 노하우와 실적을 쌓고 있다.
서희건설의 부채비율은 2013년만 해도 315.6%로 자산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였다. 2017년 200% 미만으로 떨어졌고, 2019년에는 150% 미만의 비교적 안정적 수준이 됐다. 현재의 실적흐름이 유지될 경우 올 연말 혹은 내년 초에는 100% 미만의 부채비율도 기대해볼 만한 상황이다.
영업이익률도 최근 3년여 간 두 자릿수 비율을 기록 중이다.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은 상위 건설사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수치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도 2017년 13.4%에서 지난해에는 24.7%로 눈에 띄게 상승했다.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서희건설 회사채에 대한 신용등급도 올랐다. 한국신용평가가 평가한 서희건설의 2017년 신용등급은 BB+였는데, 2018년 BBB-가 됐고 2021년에는 BBB 등급이 됐다.
서희건설은 2020년을 기점으로 상장주식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보유 물량을 12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키웠다. 현재는 1400억 원으로 더 커졌다.
지난 9월말 기준 서희건설이 보유한 국내외 주식의 평가 손실액은 126억 원이다. 주식시장이 침체기를 이어갈 경우 평가 손실액은 서희건설 당기순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닷컴, 테슬라 등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국내외를 대표하는 우량주인 점은 위안거리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실적을 견인한 영향으로 국내 도급공사 시공실적의 90%가 건축에 쏠려 있는 점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 도급공사가 건설부문 매출의 원천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이익창출을 위해 원자재 가격변동을 지속관리하고 있다”며 “건설공사 외에도 생활폐기물처리, 음식물처리시설, 임대관리업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